지난 3분기의 경제성장률이 7.5%에 이르렀고 내년까지는 고도성장의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성장기에 그 반작용을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물가불안을
비롯한 안정의 파괴로 인해 성장의 이익을 잃게 될 우려가 있다.

3분기의 경우 민간소비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을 넘는 7.6%였다.

소비가 생산을 초과하면 저축과 투자에 부담을 주게 된다.

기업들이 제시하고 있는 내년도 설비투자 계획이 매우 왕성한 상황에서
국내소비가 그 여력을 소진하면 외자에 기대야 한다.

내구재 소비의 증대도 자제해야 하지만 해외여행등 향락성 서비스의
증가가 전체 소비 증가에 앞서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더욱 불안한 부분은 국제수지 적자폭의 확대이다.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앞질러 무역수지 적자가 연초의 예상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본재 수입이 큰 부분을 차지한 사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것이 내수를
자극할때 과잉소비의 압력은 한층 가중되는 것이다.

특히 외화유입에 따르는 부담을 덜기 위해 원화의 평가절상을 방임하는
처지여서 수입의 확대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뿐만아니라 한국통신과 중소기업은행 주식의 입찰 매각에 동원된 자금의
규모나 북새통을 생각하면 투기요인이 소멸하기는 커녕 잠시 잠복한데
불과하다.

1년반 가까이 지속된 성장의 과실을 과잉소비나 투기등의 "거품"으로
잃지 않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다.

김은하 < 서울 강서구 화곡4동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