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끝은 과연 있을까,그것을 단언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광대무변
하다고 표현할수밖에 없는게 우주다.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규모를 측정하는게 광년이라는 단위를 사용하는
것도 그 한 단면이다.

1초동안에 약30만 를 날리는 광선이 1년동안에 가는 거리(약9.4조)를
1광년으로 하는 측정단위라야만 우주의 무한대를 그런대로 가늠해 볼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계가 속해있는 은하계만 하더라도 그 직경이 무려 10만광년이 넘을
정도로 엄청난 크기다.

가스와 먼지로 구성된 거대한 주름에 가려진 신비의 영역으로 생각되어
오던 이 은하계의 베일을 벗긴 사람은 독일 출신의 영국천문학자 윌리엄
허셜(1738~1822)이었다.

그의 관측으로는 은하계의 크기가 장직경 8,000광년,단직경 1,500광년
이었고 별들의 총숫자는 3억개였다.

물론 그것은 실제보다 너무나 많이 평가절하된 것이었다.

80년대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은 이 은하계가 우주의
전부이고 그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존재할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뒤 더욱 성능이 향상된 망원경들이 속속 출판되면서 그러한
생각이 잘못된 사실로 밝혀졌다.

옛날에 관찰된 희미한 조각점들이 태양계가 속한 은하만큼 크거나 더
큰 은하계외 성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은하계 너머로 수십억광년 떨어진 다른 은하계들이 있다는 것이다.

1963년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마르텐 슈미트가 그 정체를 알수없는
퀘이사(의사성체)를 처음으로 발견해 낸 이후 무려 200여개가 관측
되었는데 최근에 찾아진 것들 가운데는 무려 100억~200억광년이나
떨어진 것들도 있다.

퀘이사는 현재로선 인간에게 알려진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은하게의
일부분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천문학자들이 지금까지 발견된 은하계중 가장
멀리 떨어진 120억~140억광년 거리의 원시은하계를 관측하는데 성공해
우주사에 한걸음을 더 내디디게 되었다.

이것도 물론 과학기술의 쉴새없는 진보의 소산이다.

미래의 언젠가에는 200억광년 거리를 훨씬 뛰어 넘어 무변광대하게
펼쳐지는 우주의 영역이 될날이 있을지도 모른다.

태양계속의 지구,은하계속의 태양계,무수한 은하계들속의 은하계-우주를
배경으로 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을 되돌아 볼때 왜소하고 편협한
삶에 일말의 회의를 갖지 않을수 없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