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다수는 정부가 추진중인 행정규제완화의 성과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규제완화를 위해서는 대통령직속의 별도
총괄기구설립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경련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규제완화 추진기구개편에 관한 설문
조사"결과를 분석, 이같은 내용의 규제완화방향을 제시했다.

공무원 1백90명, 민간인 81명등 총2백71명(응답률 71.6%)을 대상으로한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민간인의 38.4%는 규제완화에 대해 성과가 없다고
대답했다.

이는 지난해말의 설문조사결과 보다 15%정도 높아진 셈이다.

그만큼 정부의 규제완화시책의 성과가 미미하다는 증거이다.

규제완화성과를 못느끼는 원인에 대해서는 52.3%가 핵심규제를 제외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으며 33.7%가 전체규제에 비해 완화대상이 적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본질적인 제도개선보다는 단편적인 하부규제위주의 절차개선에 치중
했다는 것을 뒷받침해 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핵심규제가 완화되지 않은 이유는 3가지를 꼽았다.

관계부처와 이익단체의 반발(30.8%), 불확실성과 책임문제(24.2%), 사회
전반의 인식부족(21.4%)등이다.

규제완화시 추진단계별 긍정도(5점만점기준)는 사안발굴 3.3, 심의결정
3.1, 집행단계 2.6%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집행단계에 대한 불신은 매우커 9.6%만이 잘됐다는 반응을 보인반면
63.4%가 미흡했다고 대답했다.

이는 민간제안등 사안발굴시에는 참여폭이 크지만 시행단계에서는 왜곡
되거나 철저한 사후관리가 안되는 탓으로 풀이된다.

이 설문조사에서는 또 위원회중심인 규제완화추진기구가 안고있는 문제점도
나타났다.

규제완화작업에 참여한 당사자들중 44.3%가 민간참여자들의 실질적인 권한
부족, 25.3%는 비능률적 운영, 16.0%는 비적극성문제를 지적했다.

결국 민간전문인력에 실질적 권한이 주어지지 않고 규제완화의 최종결정권
역시 관료들에게 집중돼 있다는 얘기이다.

이같은 맹점을 보완하고 규제완화를 효율적으로 밀고 나가려면 여러가지
제도개선이 불가피한 것으로 이 조사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규제완화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45.9%가 규제완화추진기구에
규제완화집행에 관한 명령권과 감찰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응답자의 91.3%가 실질적인 규제완화를 위해 분산돼 있는 위원회를
통합 내지 총괄기구를 설치하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규제기준설정이 저마다 다르고 정보교환이 잘안돼 행정낭비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규제완화기구의 통합 또는 총괄기구설치시에는 68.4%가 대통령직속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최고통치권자인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이 기구에 직접적인
권한을 부여해야만 실질적효과를 거둘수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이와함께 행정부중심의 규제완화를 지양하고 입법부의
역할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형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