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이 오거나 이빨의 어느 한 쪽만 아파도 직장업무나 가사일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럽다.

이런 통증은 약을 먹으면 대개 없어지지만 척추질환에 의한 통증이나
말기암환자의 통증등 약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만성통증의 고통은
경험해보지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다.

이때문에 최근에는 통증자체를 통해 질병의 원인에 접근해가는 통증의학
이라는 것이 각광을 받으며 발전하고있다.

척추를 뚫고들어가 운동신경은 다치지않고 감각신경만 파괴해 만성통증을
없애주는 새로운 통증치료법이 국내에서 시도되고있다.

서울대병원 마취과 이상철교수가 시도한 이 방법은 척추뼈에 1.5mm정도
구멍을 내고 들어가 척수에서 신경근이 전근과 후근으로 나뉘어 아직
하나의 신경근을 형성하기전단계에서 신경후근만 파괴하는 시술법이다.

시술방법은 환자를 옆으로 누인후 X선을 투시해 척추에 낸 구멍으로
신경자극침을 넣어 신경후근만 자극할 수 있는 위치를 찾은 후 여기에
신경파괴침을 놓고 1분간 열을 가해 신경을 응고시키는 것이다.

이 때 신경이 분포된 부위를 따라 일시적 통증을 느끼지만 이것은
곧 없어진다고 이교수는 밝혔다.

이 방법은 감각신경만 골라 파괴하기때문에 운동신경파괴에 의한
운동불능등의 후유증이 없고 전기자극침으로 신경후근을 찾기때문에
척수나 다른 신경을 다치지도 않는다.

종전에는 신경근을 파괴하는 방법이 시술돼왔으나 이 방법은 감각신경
뿐 아니라 운동신경까지 파괴시키는 후유증이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이 치료법은 암성통증환자나 늑간통을 비롯 완치가 어려운 대상포진후의
신경통에서도 통증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고 이교수는 말했다.

최근에 주목받는 또다른 통증치료법은 척수를 둘러싸고있는 가장
바깥막인 경막외강에 생긴 유착을 없애는 방법이다.

요통이나 무리한 운동이나 외상후,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탈출증등의
척추질환은 경막외강에 유착이 생겨 신경을 누름으로써 통증을 발생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방법은 경막외강에 인체에 해가 없는 염색물질을 집어넣어서
달라붙은 부위를 찾고 그곳에 가느다란 도관을 넣어 이상이 생긴
신경근에 접근시킨후 유착제거효소와 스테로이드,특수식염수를 주사해
유착을 없애는 방법이다.

이 시술은 한 번만에 유착된 부위가 다 없어지지않아 증상이 재발할
수도 있으나 여러차례 시술받으면 유착부위가 완전히 없어진다.

어느 방법보다도 시술이 간단하고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이교수는 설명했다.

가장 흔한 질환중 하나인 요통이나 방사통,디스크를 비롯 여러가지
척추질환에 적용할수 있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