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저축률이 높은 것은 2차대전이후의 사회불안 때문이고,우리나라는
높은 집값때문에 사람들이 열심히 돈을 모은다는 견해가 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사회불안이나 높은 집값이 저축동기를 촉발
하여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4계절의 경제학도 생각해볼 수 있다.

요즈음 계절이 바뀐다는 사실이 사뭇 낭만스러운 느낌을 준다.

가을이면 단풍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스키타는 사람들은 심지어 그 추운 겨울도 기다리게 되었다.

과거 못살던 시절에는 계절이 바뀐다는 사실만큼 괴로운 것도 없었다.

철따라 옷도 바꿔 입어야 하고,집단장도 해야한다.

식물이 생장을 멈추는 겨울이 되면 먹거리가 궁핍해지므로 미리미리
준비해 두어야한다.

환절기에는 감기라도 걸리면 병원가랴 약먹으랴 참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계절이 바뀌면 감상에 젖기 보다 온통
돈들 걱정뿐이었다.

계절이 바뀐다는 사실은 경제발전을 촉구하는 원동력일 수도 있다.

겨울철에는 먹을 것이 귀해지고 일조시간이 짧아져서 노동시간도
줄어들므로 겨울이 오기전에 더욱 열심히 일을 해야만 한다.

실제로 가을이 깊어지면 추수를 마치고,두터운 옷가지를 준비하며,
김장을 담그는데 분주하면서 추운 겨울에 대비하였다.

4계절이 근로와 저축동기를 부여한 매개체였기에 4계절이 있는 나라만
선진국이 되었고,그래서 우리도 선진국이 될수 있다는 주장이 제법
그럴듯하게 들린다.

열대지방에서는 의식주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적다. 먹을 것이 풍부
하고 길거리에서라도 잠잘수 있다.

반면에 그만큼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려는 의욕도 없고,저축을 할
필요성도 작아진다.

때문에 지구 전부가 열대지방이었다면 지구의 발전속도는 지금보다
훨씬 뒤떨어졌으리라는 가정도 성립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