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물적유통규모는 경제성장을 앞지르는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그만큼 도로의 수송부담률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물류비부담도 점점 팽창,국가경쟁력차원에서의 큰 과제로
부상했다.

전경련이 23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물적유통현황과 발전과제"라는
조사자료를 보면 물류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수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71년-92년까지 22년동안에 GNP성장률은 연평균
8.6%였으나 화물운송량의 증가율은 국내운송이 13.0%,국제운송이
1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5년이후 물동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있는데 국내운송량이
국제운송의 6배에 달하고 있다.

지난 92년 우리나라에서 물류비용으로 지출된 금액은 총 31조3천7백
21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국민총생산의 13.7%,제조업체매출액의 15.7%에 해당한다.

그런데 물류비용증가율은 89년이후 연평균 23.%씩 증가,제조업
매출증가율을 크게 웃돌고 있다.

기업채산성 악화의 주요인이 되고있는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물류비 부담이 급증하는것은 경제성장으로 물동량은
크게 늘고 있으나 도로 항만 철도 공항등 사회간접자본의화충은
80년대이후 오히려위축된 탓이다.

또 선진국과 같은 대규모 물류기지 건설이 부진한것도 물류비를
늘리게 했다.

우리기업들은 연계수송체제의 미비로 공로 철도등 단일수단에 의존
하고 있다. 장거리 대량수송에서도 자사의 중소형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땅값이 비싸 토지이용률이 높은 자동창고 도입이 불가피하나 기술력
자금력 부족으로 좀처럼 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포장재의 품질이 낮아 운송 보관 하역과정에서 제품파손율이
높다.

수출시 국제규격을 지키지않아 비용및 시간적 손실이 크다.

현시점에서 볼때 우리의 물류수준은 미국 일본등 선진국에 비해
20년이상 뒤진 것으로 전경련은 평가하고 있다.

우리기업들이 물류관리에 대해 관심을갖고 전담부서를 두기시작한
것은 90년이후의 일이다.

그동안 우리의 화물운송패턴도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발초기단계에서는 대부분의 화물이 철도를 통해 운송됐다.

그러나 화물이 급팽창한데 비해 철도증설은 부진, 그 이용률이 급감
하게 됐다.

62년 48.6%에달했던 것이 72년엔 23.7%,82년 11.0%,92년에는 다시
3.5%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신 공로이용률은 92년말현재 91.4%로 62년의 45.9%,82년의 82.8%보다
크게 늘어났다.

해상운수는 80년대들어 구준이 증가,전체운송량의 5,1%를 차지.항공화물
도 최근 10년사이에 무려 8.3배나늘어 24만t(92년)을 넘어섰다.

결국 자동차 급증에따른 도로적체 심화로 기업의 물류비는 증가일로에
있다.

92년이후부터는 물류비증가속도가 물동량증가율을 앞지르고있다.

90-92년사이에 물동량은 19.2%가 늘었으나 물류비는 23,1%나 늘어났다.

전경련이 기업들의 물류비증가요인을 조사한 결과 52.8%의 기업이
운송비 보관비 하역비등의 상승결과라고 대답했다.

또 도로정체가 물류비체증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18.9%에 달했다.

이에따라 지난 92년도 총매출액에대한 물류비의 비중은 8.0%에 달하는
것으로추정됐다.

특히 제조업부문의 물류비지출증가율은 12.4%인데 비해 도소매 무역업
등 유통부문의 물류비증가율은28.4%에달하고 있다.

이제는 물류관리가 생산 판매 못지않게 중요한 경영과제가 됐다.

정부는 사회간접투자를 대폭확충하는한편 물류정책의 체계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기업쪽에서는 전사적 물류관리시스템구축 전문인력양성 기계화
자동화가 필요하다.

<김형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