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30) 동양시멘트..사업별 독립체제/'무사안일'일신
영입했다.
"해외통"으로 정평이 나있는 채오병전제일모직대표이사를 해외.건설부문
담당 사장에 선임한 것이다.
보수적인 경영체질을 갖고 있는 동양시멘트로서는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채사장은 삼성그룹 공채6기출신으로 삼성물산등에서 18년간이나 해외사업을
맡아온 전문경영인이다.
사장단인사가 있은 직후인 지난달26일 을지로 동양투금빌딩에서는 현재현
동양그룹회장주재로 계열사 사장단회의가 열렸다.
현회장은 이자리에서 "앞으로 동양시멘트의 시멘트부문과 건설.해외사업
부문은 인사와 임금등에서 완전히 별개회사처럼 독립적인 형태로 운영될것"
이라고 밝혀 앞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을것임을 예고했다.
건설.해외사업부문을 주축으로 해외사업과 해외지사망을 확충함으로써
동양시멘트에 앞으로 종합상사의 역할을 맡겨 그룹의 국제화를 전담하는
창구기능을 수행토록 한다는 것이 현회장의 복안이다.
중후장대한 장치산업이라는 시멘트업종의 특성으로 인해 동양시멘트는
다른 시멘트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큰변화가 없는 국내시장에만
매달려온 나머지 내부적으로도 기업풍토가 다소 무사안일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때문에 국제화를 지향하는 이번 독립경영체제 도입은 맥빠진듯한 인상
까지 주어왔던 관행화된 기존의 경영풍토를 일신시키는 전기가 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양그룹의 실질적인 모기업인 동양시멘트는 최고경영층에서부터 이사들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임원들이 입사때부터 시멘트에서만 줄곳 커온
베테랑들이다.
그동안 금융부문을 포함, 계열사들에 대한 자금및 인력공급기지 역할을
해왔던만큼 경영진들의 자부심도 강하다.
현회장은 1주일에 이틀정도 나와 현안이 있을때만 사장단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매달 한번 임원회의를 주재할뿐 경영일선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실질적인 회사운영은 박제윤부회장이 맡고 있다.
박부회장은 빠른 결단력과 직감력을 바탕으로한 공격적인 경영스타일로
회사내에서는 "야전사령관"으로 불린다.
지난76년 수출담당상무시절에는 중동에 시멘트를 첫수출하는 과정에서
인질로 붙잡히기도 했던 일화가 있을 정도로 추진력이 강하다.
현회장이 그룹회장으로 취임한 지난89년이후 사업부문을 잇달아 분리,
동양해운(91년) 동양산업기계(92년) 동양매직(94년)등 계열사를 새로 발족
시키는 산파역할을 맡아왔다.
박부회장은 영어와 일어 불어등 외국어에 능통한 박부회장은 보스기질도
강해 생산직사원들과도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만큼 호방한 성격을 갖고
있다.
박부회장은 부친이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이양구회장과 동향(함흥)으로
절친한 사이였던 것이 계기가 돼 동양그룹과 인연을 맺게 됐으며 고이회장
생전에는 아들처럼 많은 총애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로 대표이사사장에 취임한 이재복사장은 기획업무에 밝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경영인.
공채(3기)기수로서는 처음으로 사장자리에 오른 이사장은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꼼꼼하게 일을 챙겨 직원들사이에서는 "맏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무리를 하지 않으며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경영스타일이지만 사장
취임직후 직원들에게 국제화를 위한 인식의 전환을 강조하고 나서 앞으로
상당한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사장은 70년대말 현회장이 이사로 재직하고 있을 당시 기획부장으로
대정부관련업무를 같이 처리하는 과정에서 현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게
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채오병사장은 동양시멘트의 위상변화와 관련,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경영인
이다.
삼성그룹에 몸담고 있는 동안 거의 해외사업만을 맡아왔던 채사장은
제일모직경영고문으로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 현회장의 부름을 받아 북한과
중국등 북방사업을 비롯한 동양시멘트의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채사장은 동양시멘트가 시멘트연료를 기름에서 석탄으로 바꿨던 지난80년
삼성물산에 있으면서 중국을 거쳐 북한에서 대동탄을 수입하는 거래를
성사시켜줬던 것이 계기가 돼 동양그룹과 인연을 맺게됐다.
현회장과는 지난80년대말당시 동양시멘트사장이었던 현회장이 북경등을
방문할때 여러차례 동행하면서 개인적인 친분을 쌓아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오규부사장은 80년대 두차례에 걸친 삼척공장 증설을 실무적으로 담당한
독일 쾰른대출신의 엔지니어이며 안병업전무는 공채5기로 지난63년 입사이후
30여년간 삼척공장일만 맡아온 정통엔지니어.
채부영전무는 지난74년 중소기업은행에서 동양시멘트로 자리를 옮긴이후
경리와 자금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사내 자금통이며 이원규전무는 한국
과학원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부교수를 지낸 학자출신으로 지난91년
영입된이후 중앙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이병렬상무는 입사이후 30여년간 광산개발과 채석업무만 담당한 광산개발
1인자로 강원도일대는 밟아보지 않은 땅이 없을 정도여서 사내에서는
이분야의 신화적인 인물로 꼽힌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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