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를 견디다 못해 연방파산법에 의한 보호신청을 내야하는 운명을
맞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요 철강업체중의 하나인 LTV파산보호신청은 동종업계는 물론 전
산업에 충격을 주었다.
특히 철강은 자동차와 함께 미국 제조업을 떠받쳐온 전통산업이었기에 그
파장은 더욱 컸다.
제조업 위기론이 무성해진 것도 바로 이 무렵이있다.
이렇듯 생사를 오락가락하던 회사가 올부터는 보호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US스틸과 함께 최상의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알토란같은
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이 회사가 이렇게 소생한 것은 비철강부분정리, 비효율설비 폐쇄, 원료계약
재협상, 인원합리화등으로 원가절감과 생산성향상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성공은 비단 LTV만이 아니다.
미국내 고노6사로 불리는 US스틸, 베들레헴, 인랜드, 내셔널, AK스틸등의
형편도 모두 활짝 폈다.
이들 6개사의 3.4분기 영업이익은 3억5천5백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백32%나 늘었다.
매출액은 56억6천6백70만달러, 강재출하는 1천만40t으로 각각 11%, 5.7%
증가했다.
그동안 미국의 철강회사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긴하나 LTV와 같은 고통을
겪었다.
60년대부터 80년대 까지의 인고의 기간이었다.
미국 경기가 쇠퇴하는데다 일본 한국등 후발국들의 철강제품이 밀려 들어와
자리를 넓혀 갔던 것이다.
게다가 경영진들의 안이한 판단과 인건비 상승등의 쇠락을 가속화시켰다.
제조업의 심벌이 녹슨 벨트의 심벌로 전략해 버린 것이다.
피츠버그등지의 철강단지는 거대한 쇠덩어리 마냥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철강업의 기사회생은 80년대 정부의 조치와 민간
업계의 자구노력이 어우러진 합작품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정부의 후원이 주효했다.
지난 84년 레이건 행정부는 철강자율규제(VRA)라는 보호막을 만들어 자국
업체들을 지원했다.
일종의 외국산 수입규제인 셈이다.
이 조치는 92년까지 계속됐고, VRA기간중의 수입품시장 점유율은 26.4%에서
17.8%로 크게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일본등지의 제철소와 제휴, 자본및 최신기술 도입에 힘을
쏟았다.
30억달러 이상의 해외자본이 부가가치가 높은 도금설비등에 투자되기도
했다.
그결과 미철강업의 현주소는 완전시 바뀌었다.
첫째 경영의 슬림화를 이루었다.
지난 80년에서 92년사이 설비의 35%,인원의 68%가 합리화 됐다.
둘째 신기술에 대한 활발한 설비투자로 생산성이 높아졌다.
같은 기간동안 3백50억달러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져 연주비가 20.3%
에서 87.0%로 높아졌다.
또 생산성도 연평균 5.3%씩 향상됐다.
셋째 신규 기술개발로 실수율이 대폭 올랐다.
70년대엔 70%를 밑돌았으나 지금은 85%를 넘고 있다.
넷째로는 과감한 인원정리에 따른 노동생산성을 들수 있다.
80년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9.3시간(1톤의 철강재생산에 소요되는 시간)
이었으나 지금은 4.8시간으로 절반정도 낮아졌다.
이같은 여러 요인으로 t당 평균 원가도 6백50달러에서 5백25달러로 크게
떨어져 국제경쟁력을 다시 되찾았다.
철강산업전문가인 호간박사는 "미철강산업의 위치"라는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중 미국 철강업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렀다"며 "자동차등 대형
수요가들의 내년도 주문이 많을 뿐더러 가격도 인상되는 추세여서 업계의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미철강업계는 당장의 호황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과거 오랜 기간의 쓰라린 전철을 밝지 않으려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대변에 앞장서는 경제전략연구소(ESI)는 최근 "미국 철강업의 생존
조건"으로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카르텔의 해체 <>반덤핑제도의 강화
등을 제시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철강자유무역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
하고 있다.
이는 곧 정부의 보호아래 덤핑행위를 일삼는 해욀 철강업체들을 응징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최대한 도모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철강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도 간과할수 없다.
철강출하가 자동차에 치중돼 자동차경기의 부침에 영향(전체출하의 14%)을
받고, 일본과의 투자가 아연도금강판등에 집중돼 소규모 특정시장공략이
어렵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베들레헴철강 커티스 바네트회장은 "자동차등 주요산업의 호황이 지나면
철강업체들은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과거보다 더한 불황을 맞게될 것"
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