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기업이 발전하려면 인재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시험은 신중하고
엄격하다.

지금까지 우리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패턴은 소위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입사 필기험에서 우수한 정적으로 합격한 응시자를 "인재"로 인정하는
경향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입사시험 풍속도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주)우방(회장 이순목)은 "술자리면접"이라는 이색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우방은 2년전부터 사장단과의 면접에 앞서 응시자와 지원부서 간부들이
술자리를 갖는 "1차면접"순서를 마련하고 있다.

간부들은 술에 취하여 흐트러진 자세를 보이면서도 응시자의 "술김에
나오는 진실"을 꼼꼼하게 챙긴다.

술자리에서 작성된 사회성 협동성 리더십등 10여개항목의 면접평가서가
사장단면접때 결정적인 자료로 활용된다.

또 I약풍(주)의 신입사원 모집에서는 "자가용 운전자는 사절"하고
있다.

시대를 역행하는듯한 이같은 신입사원 자격제한은 "발로 뛰어야할 젊은
신입사원에게 자가용은 필요없다.

패기에 찬 의지의 젊은이를 찾는다"는 경영철학이 담겨져있다.

올해 대졸 신입사원 선발방식에서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보인 기업은
한솔제지가 아닌가 싶다.

한솔제지는 "21세기서바이버 양성과정"에 의하여 정식채용 1년전인
올봄에 100여명의 예비선발자를 뽑았었다.

이들에게 1년계획으로 실무지식의 교육을 비롯하여 영어 일어 컴퓨터
해외연수 운전면허시험등의 과정을 12학점으로 하여 10학점이상자만
채용하게 된다.

그대신 예비선발자가 학부학생인 경우에는 1년간의 등록금을 주고
대학원생인 경우에는 매달 30만원씩을 지급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금년 처음으로 무자료에 의한 과장면접을 실시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최종합격자에 한하여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를
요구할 계획이다.

한마디로 시험과정에서 졸업학교나 학교성적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개인의 실력을 공정히 평가하겠다는 의도이다.

금융게에서도 92년에 산업은해이 백지면접을 도입한 이래 금년에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이를 실시하리라 한다.

이같은 공채시험의 패턴변화를 직업평론가 김장주씨는 "과거에는 복종.
서열중심의 팀워크를 중시하였으나 최근에는 개성지향의 전문인을 선호
하고 학벌보다는 아이디어를 우선시하는 경향때문"이라고 풀이하고있다.

아마도 이같은 경향은 앞으로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