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과의 경협규제 완화 방침을 밝힘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졌던
남.북한간의 관광자원 공동개발 및 교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정주영 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89년
북한을 방문, 북한측과 금강산 일대를 대규모 관광단지로 공동 개발키로
한 계획을 정회장의 연내 방북과 때맞춰 구체화할 방침이다.

현대그룹은 북한의 개방정책이 제한적이고 점진적이며 과거 공산국가들의
외화획득을 위한 초기 개방정책이 관광분야였다는 점을 감안,금강산 개발
프로젝트를 대북 경협사업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울 계획이다.

현대측은 지난 10월 이춘림 현대종합상사 회장 등 대북접촉단을 중국
북경에 보내 이성록 고려민족산업발전협회 회장과 금강산 및 원산항 개발
추진 계획 등에 관한 논의를 했다.

통일교 계열인 세일여행사는 문선명 통일그룹 회장이 평북 정주 태생인
점을 감안,정부가 북한과의 관광교류를 허용하는대로 남북한을 연계한 성지
순례 관광상품을 개발할 방침이다.

세일여행사의 자매사인 일본의 세일관광은 이미 일본인 통일교 신도들을
대상으로 정주 일대를 둘러보는 성지순례 관광상품을 판매,상당한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관광,아주관광여행사,한진관광,대한여행사 등 일본 시장에 비교적
탄탄한 기반을 둔 일부 여행사들도 남.북한간의 본격적인 관광교류에 대비,
북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관광협회는 앞으로 북한의 움직임을 봐가면서 호텔경영기법 및 관광
상품 개발 등의 분야에서 북한에 노하우를 제공키 위한 전담반을 구성키로
했다.

이동희 관광협회 부회장은 "정부의 이번 조치로 남북한간의 화해분위가
조성돼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는 불안심리가 사라져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