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칩이 멀티미디어시대를 열어가는 반도체로
각광받고 있다.

DSP는 미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나 AT&T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개발에
성공한 첨단제품이다.

DSP의 가장 큰 특징은 컴퓨터를 흘러다니는 디지털정보신호와 음향기기등의
아날로그정보신호를 효과적으로 융합시킬 수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인텔제 펜티엄등의 마이크로프로세서(MPU)와는 달리 DSP은 디지털형태를
띠든 아날로그형태를 띠는 모든 정보가 도착순으로 처리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최근에 와서 컴퓨터에 전화 팩스등의 기능을 첨부한 멀티미디어PC가
시판되고 있는데 여기에서 본래의 컴퓨터에서 처리하던 정보는 MPU가
담당하고 전화 팩스등으로 전달되는 정보를 DSP가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DSP를 이용하면 음향 영상정보를 기록 재생하거나 이를 조작해서 피리소리
를 가야금소리로 변환시킬 수도 있게 된다.

DSP는 몇년전부터 휴대전화나 CD플레이어등에 사용돼 약25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들어 갑작스럽게 주목받게 된 것은 초보적인 DSP가격이 개당30달러정도
까지 떨어졌으며 음향카드등 PC에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각종 소프트웨어가
보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조사기관에서는 오는96년 PC에 내장된 DSP가 4천만개정도가
되고 금액으로 6억2천만달러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I의 DSP(제품명: 멀티미디어 비디오 프로세서)는 현재 개당4백달러정도로
고가이지만 이를 사용하면 펜티엄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비디오영상신호를
처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소니등 일부기업에서 TV화상회의시스템이나 지문분석장치등에 이의 도입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DSP의 본격적인 보급에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주장도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IBM AT&T등과 함께 DSP관련표준규격을 작성하고
있으며 PC업계에서도 컴퓨터원가가 크게 올라가게 되는 DSP장착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재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