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과 수십만의 시민이 오가는 한강교량에 대한 안전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에도 차량들이 오가는 교량상판에 구멍이 뚫리는등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는 안될 상식이하의 교량사고가 연례적으로
되풀이됐는데도 이에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을 더욱 불안케하고 있다.
대한토목회가 지난해 12월부터 1년동안 실시한 17개 한강다리의
구조물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한남대교의 경우 물속에 잠긴 교각의
콘크리트와 철근이 심하게 부식돼 교각이 암반에 묻혀있지 않고
떠있는등 심각한 안전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양화대교는 교각 34개중 13개가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는등 한강교량의 수중교각 4백79개 가운데 25%인 1백18개는
개.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함께 영동대교 교각은 교각의 밑이 패이는 하상세굴현상으로
측점간 표고차가 무려 3.6m,천호대교 교각은 2.5m에 달하는등 붕괴직전에
이르렀는데도 이에대한 대책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서울시가 관리하는 15개 한강교량에 대해 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12개 교량이 하상세굴,부식,침하등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시는 원효대교를 제외한 11개 교량의
보수공사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제 17개 교량가운데 20년이상된 노후교량은 잠실,영동 한남
마포 한강 양화대교 광진교등 모두 7개 교량이나 이중 금년들어
보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광진교 한 곳뿐이다.
서울시는 한강교량에 대한 정기점검및 보수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고 교통소통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전면적인
교량안전 보완공사는 엄두도 내지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사고가 발생하거나 외관만으로도 대형 사고의 위험성이
내다보일 경우에만 보수에 나서는등 "땜질"하기에 급급해 대형사고의
가능성을 그대로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남,양화대교의 경우 전면보수를 위해 외부업체에 안전진단용역을
의뢰했으나 빨라야 내년말 이후에나 보수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마포대교는 지난 87년에 보수설계가 완료됐는데도 교통량을
이유로 서강대교가 개통되는 97년 7월 이후에나 착공할 예정이며
잠실,영동대교의 경우는 아예 안전진단 계획마저 없는 실정이다.
이같이 시급한 한강교량의 안전진단및 전면 개.보수가 늦어지는
것은 부족간 예산에도 원인이 있다.
한강교량 1개를 개.보수하는 경우 약 1백억원이 소요되는데 지난해
도로시설물 관리유지비 예산 총액은 교량 1개의 보수비에도 못미치는
96억원에 불과하다.
또 올해엔 3백억원이 책정됐으나 원효대교 전면보수때문에 여전히
여유분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