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4대컴퓨터업체들이 고사직전에 처해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프랑스의 불, 이탈리아의 올리베티, 독일의
지멘스닉스도로프, 영국의 ICL(후지쓰의 자회사)등 4대업체는 경영상태가
심각하고 사업환경변화에 대한 대처능력이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4대업체는 지난해 모두 적자를 보였으며 불사의 경우 적자경영은 6년연속
으로 이어진 것이다.

4대업체는 모두 고용인력을 줄이고 있으며 올리베티는 90년이후 2만명
(전체고용의 37%)을 삭감했다.

또한 4대업체는 지난5년동안 미.일제휴업체에 기술적인 의존도를 심화시켜
왔다고 이신문은 분석했다.

유럽4대업체는 미IBM처럼 경영환경에 빨리 대처하지 못했으며 더욱이 자국
정부의 사주기(Buy-local)정책으로 인해 이들업체가 개발한 기술이 유럽
이외지역으로 퍼져 나가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로인해 미국과 아시아시장에서 유럽4대업체는 명성과 달리 발을 붙이지
못하는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유럽의 한전문가는 4대업체가 경영악화를 보이면서 지난 5년동안 유럽
업체들의 유럽의 컴퓨터시장점유율마저 40%에서 30%정도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 유럽연합(EU)의 무역통계에서도 지난87년과 92년사이에 사무기기및
데이타처리장비분야의 대외적자가 68억9천만ECU(유럽통화단위,
1ECU=약1.29달러)에서 1백90억2천만ECU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컴팩컴퓨터가 PC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휴렛팩커드가
워크스테이션과 프린터부문에서 시장을 넓히는등 미.일업체들의 매출확대가
활발한데 비해 유럽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
됐다.

한편 컴퓨터에서의 전반적인 열세가 표면화되면서 4대업체들은 ICL이
현금입출기에 집중하고 올리베티가 통신사업투자를 늘리는등 주력분야를
서서히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