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주식이 우리나라시각으로 15일 새벽1시(현지시각 14일 오전
11시30분) 뉴욕 현지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상장조인서에 서명하고
대망의 뉴욕증시에 상장된다.

포철의 뉴욕증시상장은 우리나라간판기업의 주식이 세계의 대표적인
주식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함으로써 우리자본시장의 국제화가 본격적으로
시동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 포철의 성공적인 뉴욕증시 데뷔여부는 이달말의 한전, 그리고 뒤를
이을 국내기업들에 시금석이 될 뿐만 아니라 지난 30여년간 공들여 쌓아
온 우리의 경제발전에 대한 평가로도 풀이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포철주식의 첫 뉴욕증시거래가격이 어느 수준에서 형성될지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대체적으로 포철의 주가가 뉴욕증시기준으로 산출한 가격(11만원)보다
높은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장외시장에서 포철주가 28~35%의 높은 프리미엄을 얹어 거래되고 있고
현지에서 느끼는 청약경쟁률이 3대1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뉴욕증시상장가격이 14일의 서울증시종가에 프리미엄을 더한 수준에서
결정되는데 전문가들은 프리미엄을 20~25%, 높게는 40%까지 점치고 있다.

이같은 포철주의 가격형성은 국내기업들의 국제증시진출을 고무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국내투자자들의 외국주식취득도 자극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자본시장의 국제화에 따라 국내증시의 성격도 크게 변화하는 결과도
피할 수 없을 것같다.

당장 포철주의 뉴욕가격과 국내가격이 다를 경우 어떤 경로로든 가격차를
해소하려는 시장힘이 작용할 것이다.

이른바 뉴욕증시와 서울증시의 동조현상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경험에
비춰 보건대 국내증시가 뉴욕증시를 따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외국증시에 진출하는 국내기업이 늘수록 그러한 동조현상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우려되는 것은 국내증시의 주가왜곡현상이다.

뉴욕등 외국증시가 국내증시의 가경불안요인으로 강력하게 대두될 것
이다. 포철주의 뉴욕증시상장을 숨죽여 지켜보는 것은 이러한 우려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