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나 환율변동위험을 피하기위해 개발된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최근들어 확산되고 있으나 실제 국내에서의 이용실적은 그리 많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기업경영자들이 갖고 있는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없다"는
인식이다.

상당수 경영자들이 파생금융상품 이용수수료(보험료)를 불필요한 과외비
지출정도로 생각,실무자들의 파생금융상품이용건의를 묵살하곤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해 수수료를 내고 일정금리수준이하로
차입할수 있는 옵션을 매입한 기업의 경우 금리가 예상과 달리 오르지
않을땐 경영자들이 "괜히 수수료만 날렸다"고 실무자들을 질책한다는
것이다.

경영자로부터 한번 혼쭐이 난 실무자들은 금융기관들이 파생금융상품을
이용해달라고 아무리 요청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고 한다.

파생금융상품이용수수료는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기위해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데도 이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기업들이 적지않아 탄생한
게 바로 "할부( Instalment )옵션"이다.

옵션수수료를 계약기간중 월간단위등 일정기간으로 나눠내면서 옵션계약
을 취소할수 있는 권리를 갖는 기법이다.

일반옵션보다 옵션이 하나더 붙는 셈이다.

1년을 옵션계약기간으로 설정한 경우 수수료를 월별로 나눠 지급키로
약정한 다음 한달에 한번씩 수수료를 내고 다음달 수수료를 내기전에
그 옵션을계속 끌고갈지 아니면 취소할지를 옵션매입자가 선택한다.

예측이 빗나가더라도 전체 계약기간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미리 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미 낸 일정기간분의 할부수수료만큼만 내는
것과 같다.

기업측으로선 수수료를 절약할수 있다는게 이 상품의 장점이다.

보통 옵션보다 수수료가 다소 비싼것이 일반적이지만 일정기간분의
수수료만 내고 옵션을 취소할수 있는 옵션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수료를 아낄수도 있다.

수수료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눈여겨 볼 만한 상품이라고
할수있다.

할부옵션은 복합( Compound )옵션,또는 "옵션의 옵션"으로 부르기도
한다.

<고광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