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엄벌이 필요하다 .. 신상민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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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고 답답한 한 주였다.
인천시 북구청직원들의 거액 세금횡령과 "지존파"일당의 흉악무도한
살인사건보도를 접하면서 왜 우리사회가 이지경이 됐는지 생각할수록
참담해진다.
전문가들의 진단은 사회가 병들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불균형적 고도성장과정에서 갖게된자와 그렇지 못한자간 갈등이 극대화되고
황금만능의 풍조가 팽배하게 되는등 공동체의식이 깨어지고 가치관이 전도
됐기 때문이라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또 입시에만 치우쳐 인성함양은 뒷전인 교육,제구실을 못한지 오래인
종교, 안방극장에까지 넘쳐흐르는 예술이란 이름의 외설과 폭력조장행위,
상대적인 박탈감을 더욱 확대시키는 신문등 대중매체의 과장.흥미위주
보도가 모두 사회적인 병리현상의 근저를 형성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비슷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되풀이돼온 이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은 지극히
타당하다.
병든 사회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처방도 일응 공감이 간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진단과 처방이 현실적으로 유용한 해결방안으로
이렇다할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데 있다.
왜 그런가.
이유는 간단하다.
대안이 없거나 엄청난 장기과제이기 때문이다.
빈부의 격차문제만 해도 그렇다.
사회적인 갈등의 원인이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지만 자유시장경제체제아래서
이를 근본적으로 문제삼을 수는 없다.
사회주의가 그 비인간성때문에 실패로 끝난 이상 우리가 선택한 자본주의
이외의 대안은 있을수도 없다.
그렇다면 해결방안은 오랜 시간을 갖고 점진적으로 소득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방법뿐인데, 이는 계층간 갈등을 상쇄하는 효과가 상당기간 거의
없다.
개선의 정도가 항상 기대치에 못미치는게 경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지니계수등 통계적으로 보면 80년대 중반이후
소득편중현상이 현저히 개선되는 추세이나 더 나빠지고 있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것도 그래서이다.
매우 손쉬울것 같지만 "벗고 죽이는 예술"도 간단히 해결할수 있는 문제는
절대로 아니다.
고단위 자극성예술과 문화는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로 정착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말초신경에 와 닿는 것,향락과 소비는 말처럼 쉽게 줄이거나 바꿀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과 같은 끔찍한 일이 일어났는데도 우리는 아무런 해결방안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인가.
아마도 그럴 것이다.
빈부의 격차나 예술 교육등 구조적인 것들을 이번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
개선할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비현실적이다.
공무원범죄가 터질때마다 공무원처우개선얘기가 나오지만, 정부에서 결단만
내리면 할수 있을것 같은 그것마저 제대로 되지않는 것은 무엇때문인가.
개인 살림이나 마찬가지로 쓸곳이 많은 나라살림살이 사정이 현실적인
벽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고 사람들은 자기들이 살고 있는 시대야말로 범죄로 가득찬
시대, 말세라고 생각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기분은 아니다.
그러나 언제 어느때고 범죄는 있었다.
계층간 갈등과 입시위주의 교육이 없더라도 범죄는 존재했을 것이란
점도 분명하다.
인천북구청 세무공무원들은 공무원처우가 아무리 개선되더라도 역시 세금
횡령을 했을 것이란 얘기로도 통한다.
그렇다고 이번 같은 사건들은 언제나 있을수 있는 범죄이니 별로 흥분
하거나 개탄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는 절대로 아니다.
이번 사건들은 "있을수 있는 범죄"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들이기도 하다.
세무공무원들이 세금을 깎아주고 그 일부를 뇌물로 챙긴 것이 아니라
세금을 통째로 삼킨 것만으로도 그렇게 볼수 있다.
사회가 그만큼 험해졌고, 병이 깊어졌다는 반증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여러 요인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 반성을 해서 사회적 병리현상의 근원을 치유하자는 식의
얘기는 듣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말자는 얘기와
같다.
범죄를 줄이는 유용한 방법은 단한가지 철저한 응징뿐이다.
"살인자는 사형"으로 규정했던 팔조금법시대보다 지금이 범죄가 많아진
것은 그만큼 벌이 가벼워졌기 때문은 아닐까.
죄를 미워해야지 죄인을 미워해서는 안된다거나, "죄없는 자 저 여인을
돌로 치라"는 식의 수사는 버려야 할때다.
국경일마다 쏟아져 나오는 "모범죄수"가 "모범범죄"를 되풀이하는 악순환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6일자).
인천시 북구청직원들의 거액 세금횡령과 "지존파"일당의 흉악무도한
살인사건보도를 접하면서 왜 우리사회가 이지경이 됐는지 생각할수록
참담해진다.
전문가들의 진단은 사회가 병들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불균형적 고도성장과정에서 갖게된자와 그렇지 못한자간 갈등이 극대화되고
황금만능의 풍조가 팽배하게 되는등 공동체의식이 깨어지고 가치관이 전도
됐기 때문이라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또 입시에만 치우쳐 인성함양은 뒷전인 교육,제구실을 못한지 오래인
종교, 안방극장에까지 넘쳐흐르는 예술이란 이름의 외설과 폭력조장행위,
상대적인 박탈감을 더욱 확대시키는 신문등 대중매체의 과장.흥미위주
보도가 모두 사회적인 병리현상의 근저를 형성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비슷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되풀이돼온 이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은 지극히
타당하다.
병든 사회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처방도 일응 공감이 간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진단과 처방이 현실적으로 유용한 해결방안으로
이렇다할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데 있다.
왜 그런가.
이유는 간단하다.
대안이 없거나 엄청난 장기과제이기 때문이다.
빈부의 격차문제만 해도 그렇다.
사회적인 갈등의 원인이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지만 자유시장경제체제아래서
이를 근본적으로 문제삼을 수는 없다.
사회주의가 그 비인간성때문에 실패로 끝난 이상 우리가 선택한 자본주의
이외의 대안은 있을수도 없다.
그렇다면 해결방안은 오랜 시간을 갖고 점진적으로 소득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방법뿐인데, 이는 계층간 갈등을 상쇄하는 효과가 상당기간 거의
없다.
개선의 정도가 항상 기대치에 못미치는게 경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지니계수등 통계적으로 보면 80년대 중반이후
소득편중현상이 현저히 개선되는 추세이나 더 나빠지고 있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것도 그래서이다.
매우 손쉬울것 같지만 "벗고 죽이는 예술"도 간단히 해결할수 있는 문제는
절대로 아니다.
고단위 자극성예술과 문화는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로 정착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말초신경에 와 닿는 것,향락과 소비는 말처럼 쉽게 줄이거나 바꿀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과 같은 끔찍한 일이 일어났는데도 우리는 아무런 해결방안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인가.
아마도 그럴 것이다.
빈부의 격차나 예술 교육등 구조적인 것들을 이번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
개선할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비현실적이다.
공무원범죄가 터질때마다 공무원처우개선얘기가 나오지만, 정부에서 결단만
내리면 할수 있을것 같은 그것마저 제대로 되지않는 것은 무엇때문인가.
개인 살림이나 마찬가지로 쓸곳이 많은 나라살림살이 사정이 현실적인
벽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고 사람들은 자기들이 살고 있는 시대야말로 범죄로 가득찬
시대, 말세라고 생각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기분은 아니다.
그러나 언제 어느때고 범죄는 있었다.
계층간 갈등과 입시위주의 교육이 없더라도 범죄는 존재했을 것이란
점도 분명하다.
인천북구청 세무공무원들은 공무원처우가 아무리 개선되더라도 역시 세금
횡령을 했을 것이란 얘기로도 통한다.
그렇다고 이번 같은 사건들은 언제나 있을수 있는 범죄이니 별로 흥분
하거나 개탄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는 절대로 아니다.
이번 사건들은 "있을수 있는 범죄"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들이기도 하다.
세무공무원들이 세금을 깎아주고 그 일부를 뇌물로 챙긴 것이 아니라
세금을 통째로 삼킨 것만으로도 그렇게 볼수 있다.
사회가 그만큼 험해졌고, 병이 깊어졌다는 반증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여러 요인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 반성을 해서 사회적 병리현상의 근원을 치유하자는 식의
얘기는 듣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말자는 얘기와
같다.
범죄를 줄이는 유용한 방법은 단한가지 철저한 응징뿐이다.
"살인자는 사형"으로 규정했던 팔조금법시대보다 지금이 범죄가 많아진
것은 그만큼 벌이 가벼워졌기 때문은 아닐까.
죄를 미워해야지 죄인을 미워해서는 안된다거나, "죄없는 자 저 여인을
돌로 치라"는 식의 수사는 버려야 할때다.
국경일마다 쏟아져 나오는 "모범죄수"가 "모범범죄"를 되풀이하는 악순환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