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1의 높은 경쟁을 뚫고 합격한 관광통역안내원의 75%가 일거리가 없어
놀고있다.

31일 한국관광공사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영어,일어,중국어등의 관광통역
안내원자격증소지자 9천3백42명 가운데 24.9%인 2천3백27명만이 여행사에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어통역안내원의 경우 3천4백51명의 8.9%인 3백90명만이 여행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자격증을 갖고 여행사에 몸을 담고 있는 통역안내원들도 정식직원이
아닌 임시직으로 활동하고 있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관광통역안내원자격증소지자들의 여행업계취업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여행사들의 임금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국내여행안내원들의 경우 기본급에 근무한 날에 해당하는 수당을 받고
있는데 기본급이 천차만변이고 심지어는 월20만원에 불과한 곳도 많다.

통역안내원들은 회사에서 지급하는 임금이 형편없이 낮아 관광객들이 주는
팁으로 수입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팁을 강요하거나 면세점, 관광식당등에서
커미션을 챙기는등 갖가지 부작용을 빚고 있다.

또 관광통역안내원에 대한 법적인 보조장치가 없는 것도 이들의 생계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86년까지만 하더라도 여행사는 7명이상의 관광통역안내원자격증
소지자를 고용해야 했으나 87년이후 고용의무제가 폐지되면서 사실상 신규
취업의 길이 막혔다.

이와함께 국외여행인솔자(TC)의 자격요건도 애매해 관광통역안내원자격증이
없더라도 TC로 취업할 수 있고 그나마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겸한 무자격
TC가 늘어나면서 관광통역안내원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공급과잉상태를 빚고 있는 관광통역안내원의 수급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시험에만 합격하면 자격증을 주는 현제도를 쿼터제로 전환 필요한 인원만큼
만 자격증을 발급해야 한다는 관광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상반기에 치뤄진 관광통역안내원시험의 경우 영어부문에 3천5백명,
일어부문에 3천8백여명이 응시 각각 1백9명, 1백81명이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