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세계를 정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무력에 의한 전쟁이었다. 그런데
요즈음은 흔히 경제전쟁의 시대라고 부른다. 무력을 동원하지 않고 세계
경제를 움직임으로써 세계를 정복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제 앞으로는
문화전쟁의 시대가 올거라고 말하고 있다. 누가 우수한 문화를 세계적으로
전파하느냐가 세계를 움직이는 가장 큰 파워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
다면 우리는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한국적 문화란 과연 무엇인지 심각
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흔히 우리가 문화.예술부문에 있어서 "한국적"이라고 말할때 그것은 주로
"전통적"이라는 말을 지칭할때가 많다.

전통적이라면 과거의 것,옛것을 의미한다고 할수있다. 현재라는 것은 과거
없이 존재할수 없고,미래 역시 과거나 현재를 바탕으로 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옛것이란 매우 소중한 문화유산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앞으로 문화전쟁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들은 이제 한국적이란 것의
의미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 다른 나라들과 경쟁할수 있는 문화를 키우려면
단순히 "전통적인 것"으로 "한국적인 것"을 대체하려는 것은 너무도 안이한
생각이다.

전통으로 따지자면 가까운 아시아의 중국에서부터 저 서양의 선진국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훌륭하고 독창적인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물론 우리의 전통문화역시 훌륭한 것들이 많다. 그러나 한나라의 문화가
세계적인 것이 되기 위해서는 그 나라 고유의 특수성과 함께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진 것이라야 한다.

그러기위해서 우리의 전통적인것을 그저 유지하고 고수하려는 낡은 생각은
버려야 한다. 보다 넓은 시각으로 세계를 보면서 있는 그대로의 전통이
아닌 현대적으로,그리고 미래적으로 재해석하고 재구성하여 광역적 의미의
한국적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이것은 비단 문화.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우리 전체가 함께 져야할 공동책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