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은 아파트놀이터에 인적이 드물다고 한다. 뙤약볕아래
미끄럼이나 탄다는게 요즘 아이들 정서와 어울리지 않아서일까.

그러나 이유는 다른데 있다. 많은 아이들이 각종 학원에서 더러는 어머니
와 함께 공부방에서 방학의 한낮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부모들은 자식을 어떻게든 묶어두지 않을경우 치열한
경쟁의 한복판에서 낙오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결과 이런 환경속에서 자란 일부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공부하거나
일처리를 해야 할 시기에도 누군가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들이 의지처를 잃을때 쉽게 허물어짐은 물론이다.

며칠전 헌법재판소에서는 토초세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렸다. 지난
89년 망국적 부동산투기를 잠재우기위해 시행됐던 토초세는 그 당위성이
인정되더라도 애초부터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미실현 소득에 새금을 물린다는 발상자체가 조세의 기본원리에 어긋난데다
토초세를 피하기 위한 비정상적 건축붐이 일어나 거품경제를 파생시키는등
부작용도 나타났던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분히 경제외적인 논리로 인해 경제
현실이 무시됨으로써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어렵게 하고 기업활동을
위축시켰다는데 있다.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시장경제원리와 기업의
자율성을 훼손한 것이다.

우리경제가 그래도 이만큼 성장하게 된것은 지난날 정부의 강력한 경제
정책 실행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기업이 국내외 곳곳
에서 자율적인 역도성을 발휘하는 것이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있다.

덩치가 커진 만큼 발전의 요인도 달라진 것이다. 자식이든 국가경제든
진정한 경쟁력을 갖춰 나가려면 자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

미래에 대한 비전과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수 있는 가이드라인 제시가
부모와 정부의 올바른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