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증시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주식시장공급물량은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수요기반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더욱이 수급부담을 덜어줄만한
신선한 재료마저 부각되지 않고 있다.

8월에 증시에 공급되는 물량은 유상증자 5천2백70억원과 공개기업 공모주
청약 2천9백47억원, 신주상장물량 6천1백49억원등 모두 1조4천3백66억원에
달한다. 이 규모는 지난 7월보다 68%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8월 물량공급을 일정별로 살펴보면 내달 1-2일에 진성레미컨 한불종금
아세아종금 등 3개사의 기업공개 공모주청약이 잡혀 있다. 또 8월16~17일
엔 국민은행 공개공모(2천1백억원)가 있다.

최근 공모주청약경쟁이 증금 공모주청약예치금의 경우 20대1을 웃돌는등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청약자금(신청액의 20%)으로 8월초와 중순에
각각 수천억원이 증시를 이탈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식공급물량 급증에 견주어 주식수요규모는 오히려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식수요감소의 주요한 배경을 이루는 것은 정부의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이다.

본격적인 경기확산과 물가불안에 대비해 정부가 14~17%로 계획된 통화
증가율을 14% 아래로 떨어뜨리는 쪽으로 정책기조를 잡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최근 금리의 상승세를 가속화시키면서 증시자금
이탈을 불러올수도 있다. 정부가 돈줄을 조이는 판에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도 강할리가 없다.

올들어 최대 순매수세력의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는 은행들은 8월에도
2천억~4천억원규모의 순매수로 여느달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고
다른 기관투자가의 매수규모도 마찬가지일 전망이다.

신규매수세력으로 기대되고 있는 개인연금의 주식투자분이 8월부터 약
2천억원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외수펀드와 자사주매입
증가분이 약 5천억원가량이다. 따라서 공급에 비해 수요가 턱없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이같은 공급물량부담이 주식시장의 대규모 자금
이탈을 부추길 것으로 보면서도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모주청약등이 일반투자자와 관련된 것이어서 기관투자가의 매수세엔
영향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 2월이후 조정장세가 시작되면서 주식시장을
이끌어온 것은 기관투자자들이고 일반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수
있는 발행시장쪽에 몰려 있었던 패턴이 8월중에도 반복되는 것에 불과
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8월들어 자금사정의 전반적 위축으로 종목장세가
이어지겠지만 경우엔 따라선 오히려 예상외의 상승세가 나타날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먼저 최근 장세를 억누르던 투신사들의 한은특융상환이
마무리되면서 장세의 활기가 살아날수 있다는 점을 든다.

또 현재의 조정국면이 대세상승기로서는 너무 길다는 것도 상승국면을
예상케 하는 요소로 지적된다. 주식시장은 지난 2월2일 고점을 기록한
이후 무려 거의 6개월동안 조정을 거쳤다. 이처럼 조정이 불균형적으로
길어진데는 주식시장 외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가뭄과 UR비준으로 민심이 흉흉한 터에 주식시장만이 활황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는 "정치적 판단"이 기관투자가의 주식매입을 억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펀드매니저는 명시적이진 않지만 주식매입 자제
요청이 정부쪽에서 나왔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수신고가 꾸준히
늘어나는 은행등 기관투자가들이 주식매입을 자제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원화절상에 따라 외국인투자가들이 시장참여를 늘릴 가능성도 크다.
원화가 절상되면 외국인투자자는 우리주가상승과 함께 환율상승이익을
챙길수 있어 우리 주식을 더 사려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의 사례로 볼때
원화절상초기엔 주가가 상승한다는 점도 주가전망을 밝게 한다.

따라서 증시전문가들은 8월들어 전반적인 통화긴축으로 기관들의 자금
사정이 제약받기는 하겠지만 공급악화로 인한 추가하락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