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부품공동화바람은 양적 효과를 도모함으로써
평균단가를 인하하고 새로운 부품개발에 따른 코스트부담도 줄이자는
전략이다.

부품공동화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자사내의 제품들에 같은 부품을 사용하는 비율을 크게 늘리는가 하면 경쟁
회사들끼리 똑같은 부품을 사용하는 라이벌간의 제휴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정부 역시 기업들의 국제경쟁력강화를 지원키 위해 부품공동화작업을
음으로 양으로 돕고 있다.

경자동차업계의 동향은 일본기업들의 부품공동화 노력을 가장 잘 보여준다.

후지중공업과 스즈키는 최근 경자동차의 주요구동장치인 자동변속기(AT)를
공동화시키기로 합의했다.

후지중공업이 내년부터 스즈키의 3단변속AT를 자사제의 경자동차에 탑재
하고 스즈키는 후지중공업이 독자개발한 무단변속기(CVT)를 채용키로 했다.

후지중공업이 채용하는 것은 쟈트코사가 제조,스즈키에 납품하고 있던
3단변속AT.

AT를 엔진에 고정시키는 알루미늄주조부품인 AT케이스도 스즈키가 기존
제품에 약간의 변경을 가해 후지중공업에 공급키로 했다.

수량은 우선 월간 약1천대로 잡고 있다.

3단변속AT의 1대당 단가는 CVT에 비해 1만엔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후지
중공업은 코스트다운효과를 살려 3단변속AT를 탑재하는 새로운 보급모델을
설계하고 있다.

스즈키 역시 자사제승용차에 후지중공업의 CVT를 탑재키 위해 기술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탑재차량 수량및 시기등을 결정키로 했다.

이들 두회사의 합의는 부품공동화를 적극 후원하는 통산성의 지침을 배경
으로 하고 있어 일본경자동차업계의 부품공동화의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일본통산성은 지난5월말 변속기및 각종전장품 헤드라이트등 84품목의
리스트를 작성, 스즈키 후지중공업 다이하츠공업등 경자동차메이커업계에
공동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중에는 서스펜션 트랜스미션등 성능에 직결되는 기간부품과 램프등
디자인을 좌우하는 부품도 많이 포함돼 있어 기업비밀의 벽을 허물 것까지
요구하고 있다.

부품업체들도 부품공동화로 단가인하를 실현하자고 제안했고 공정거래
위원회 역시 "품질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면 독점금지법상의 문제는 없다"고
이를 지원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야말로 관민이 일체가 되어 코스트삭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도시바사의 전자부품사업은 자사제품들간의 부품공동화를 통해
비용절감을 추진하는 전형적인 예다.

같은 부품을 쓰면서도 세계시장전체에 통용될수 있는 제품을 개발, 양산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도시바는 휴대형 퍼스컴을 국내에서는 "다이너북"시리즈 해외에서는 "T"
시리즈란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5월중순부터 발매에 나선 서브노트형 "다이너북SS"는 미국과 일본시장
에서의 제품기본구조및 부품을 공동화함으로써 양산효과에 의해 대폭적인
가격인하를 실현했다.

이제품의 판매가격은 39만8천엔 "T3400CT"는 3천9백99달러(약40만엔)로
동기능의 종래제품보다 20만엔가량이나 저렴하다.

가격인하에 성공한 주요인은 일본어처리가 가능한 기본소프트 "DOS/V"를
채용하면서 한자롬을 없애는 한편 주요기판을 공동화한 점이다.

도시바는 이를위해 집적도를 높인 IC를 새로 설계, CPU(중앙연산처리장치)
이외의 주요기판에 배치하는 IC의 수를 10개에서 3개로 줄였다.

이에따라 기판의 부피가 3분의 1로 줄어들면서 제조코스트도 대폭 삭감
됐다.

이들업체들의 사례는 일본열도에 번지고 있는 부품공동화바람의 아주 작은
일부분을 보여주는데 지나지 않는다.

<도쿄=이봉후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