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S항공의 일본 현지직원 해고방침이 일본 노동계와 산업계에 엄청난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등 북유럽 3개국 공동회사인 SAS가 지난 6월 일본
현지 직원 전원을 강제 해직시키기로 하자 일본 노동계는 물론 전산업계가
사태의 결말을 주시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SAS의 전원 해고 방침은 일본기업 사상 유례가 없는 시도인데다 종신고용제
를 철학으로 하고 있는 고유의 전통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SAS의 무모한 칼질이 알려지자 SAS 일본 현지 직원들은 파업이라는 극단
대결로 맞섰으나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전전긍긍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태를 결말짓기 위해 스톡홀름에 급파된 오타니 요우리노부 일본
노조 부위원장은 "SAS의 무더기 해고 방침은 일본에서는 감히 생각도 못할
일"이라며 격분하고 있으나 정작 스톡홀름에 도착해서는 사장 면담도 못한
채 속만 태우고 있을 뿐이다.

SAS는 지난6월 29억크로나(3억7,200만달러)에 달하는 비용절감책의
일환으로 140명에 달하는 일본 현지 승무원및 지상근무요원을 전원
해고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8,000만크로나(1,030만달러)의 돈을 아끼기
위해 나고야및 후쿠오카 사무소를 폐쇄키로 했다.

이에따라 지상근무요원은 8월,승무원은 오는 11월을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비워야할 형편에 처하게 됐다. 물론 나중에 약30명 정도를 다시 채용한다는
통보도 있었지만 지금보다 훨씬 불리한 근무조건을 내걸고있다.

SAS의 이같은 전원해고 방침은 일본 고유의 전통인 종신고용제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시금석이라는게 일본 산업계의 반응이다.

일본에서는 오래전 부터 평생 고용이 불문율로 굳어져 왔으며 일본기업들
역시 아무리 영업환경이 어렵더라도 종업원들을 자르는 일만큼은 극히
자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극도로 악화된 경기침체 여파로 몇몇 기업들이 이러한 전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던 터에 SAS가 구체적으로 도전장을 던지고 나온
것이다.

일본 노조는 SAS의 무모성에 대해 "이는 일본 현대사에 있어 최악의
노사대결 사태로 번질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SAS 승무원인 쓰시마 하루미씨는 "전원 해고 방침은 일본에서는 전례가
없던 것이다. SAS가 해고를 강행한다면 이는 결국 북유럽에 대한 일본인
들의 감정만을 자극할 뿐이다. 설사 해고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홍보차원
에서는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일본 산업계 역시 SAS의 결론이 타기업들에도 거센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것이라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만약 SAS가 성공적으로 감원정책을 추진할 경우 이를 지켜 보고 있던 다른
기업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줄줄이 종신고용제에 칼을 들이댈 것이라는 점
에서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는 분석이다.

<김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