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성좌소극장에서 막을 올린 "유미리연극전"의 첫작품"물고기의
축제"(윤광진 연출)는 재일교포작가 유미리씨의 불행했던 가정생활을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아버지의 노름벽과 어머니의 바람기로 인해 헤어져 살던 가족이 어느날
막내의 죽음으로 12년만에 한자리에 모여 장례식을 치른다는 이야기가
대강의 줄거리.

엄마 역할을 할줄모르는 "철없는 엄마" 마사꼬와 무능력하고 허풍스러운
아버지 다카시 그리고 장녀 유리 남동생 후유키 여동생 루리가 벌이는
단절된 대화는 이 가족이 얼마나 오랫동안 헤어져 있었는지를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를 회상하면서 삼남매는 조금씩 공통의 기억을 찾아내고
어머니와 아버지도 여기에 동참하게 된다.

휴유오의 애인과 그의 아들의 등장으로 가족들은 막내의 죽음이 흩어진
가족을 다시 모이게 하기위한 자살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이들은 장례식을
마친후 가족사진을 찍으며 어설프게 화해한다.

이연극은 죽음과 생명,미움과 사랑,이별과 재회등 일상의 감정들을 세밀
하고 절제된 대사를 통해 잔잔하게 드러내면서 인간사의 불화를 조용히
감싸 안는다.

재일교포2세로 태어난 유미리씨는 도박에 빠진 아버지와 카바레에 나가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나 14살때 처음 자살을 시도하고 16새때 고등학교
에서 퇴학당하는 등 불안정한 생활을 하다가 18세때부터 희곡을 쓰기
시작한젊은 연극인.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작품은 "연극은 무엇인가 매장시키기위해 또는
죽을수 없었던 자신을 연극중에서 살해하고 애도하기위한 장례식"이라고
토로했던 작가의 절망과 화목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있다.

"물고기의 축제"는 8월16일까지 공연된다. 화수 7시30분 목 금 토 일
4시30분 7시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