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비료의 주인은 결정될 것인가.

오는15일로 예정된 산업은행보유 한비주식(34.6%)의 공개매각입찰은 동신
주택의 단독입찰로 자동유찰됐던 1차때와는 달리 적어도 입찰자체는 성립될
전망이다.

동부그룹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동신주택이 계속적인 임찰참가의사를
표명하고 있고 1차때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참여를 포기했던 삼성그룹 역시
입찰참여방침을 밝히고 있어 일단 복수응찰의 조건은 충족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입찰가격이 예정가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있어 이번 2차입찰이
성립된다고 해도 낙찰자가 나오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또 동부그룹이 동신주택의 참여를 "담합입찰"로 밀어붙이며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한비의 민영화는 결코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신주택외의 또다른 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정부는 이와관련, 지난4일 발표한 "민영화 추진상황및 향후대책"에서 담합
위장참가등의 불공정한 방법으로 입찰에 참여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해
다른 참가자를 비방하는 입찰과정에서의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밝혔었다.

따라서 정부가 한비입찰과정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여러가지 행태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삼성그룹의 입장=삼성그룹은 동부그룹의 참여여부와는 관계없이 종합
화학을 주간사회사로 삼아 2차입찰에 참여, 한국비료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론을 등에 업은 동부측의 공세에 밀려 지난번 1차입찰때처럼 막판에
가서 입찰참여를 포기하는 사태가 또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게 삼성측
의 설명이다.

삼성은 지난번 입찰에서 동부측의 입찰포기에 따른 여론악화를 우려해
마감전날 참여를 포기, 결과적으로 1차입찰이 유찰됐었다.

삼성측은 주간사회사로 내세운 종합화학의 기존 석유화학중심사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 정밀화학비중이 큰 한비인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번
입찰참여의 명분으로 내걸고 있다.

종합화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비의 기존 정밀화학부문을 활용
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와관련, 종합화학측은 이번 입찰에서 낙찰할 경우 6천~7천억원을 집중
투자, 한비를 세계적인 수준의 정밀화학업체로 키우기 위한 5개년발전계획을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부그룹의 입장=한비와 동부화학이 통합이 민영화에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1차 입찰때와 마찬가지로 입찰방식에 의한 매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동부그룹이 주장하는 "선통합.후민영화"의 논리적 근거는 비료산업의
2원화정책.

농민들에게 저가의 비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키 위해서는 민영화에 앞서
한비와 동부화학을 합쳐 남해화학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부는 어떤 이유로 시행되지 않았는지는 알수 없으나 정부도 이미 지난
85년7월16일 부총리 재무장관 상공장관 한은총재등이 참석한 관계장관회의
에서 이미 "비료공업을 여천의 남해화학과 울산의 한비-영남화학(동부화학)
합병사로 2원화한다"는 합리화방안을 마련했었다고 밝혔다.

동부는 더 나아가 동부의 경영권장악이 통합에 장애가 된다면 통합사의
경영권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정리, 관련부처에 통합을 건의하기도
했다.

동부는 이와함께 한비의 지분구조상(산업은행 34.6%, 삼성 30.2%, 동부
30.8%) 제3자는 낙찰이 돼도 경영권장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3자의
응찰은 담합에 의한 입찰로 볼수밖에 없다고 지적, 입찰과정에서 위법의
가능성이 보이면 강력 대응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동신주택의 입장=동부그룹의 참여여부에 관계없이 2차입찰에 참가할
계획이며 담합입찰등으로 몰아붙이는 비방에 대해서는 강력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여러기업이 입찰에 참여, 낙찰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될 경우엔
무조건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무리하게는 응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