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전환사채(CB)를 이용한 기업의 자금조달이 금증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의 발행실적은 1조322억원으로 89년에 기록된 최대
발행규모(1조1,784억원)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발행조건도 표면금리가 평균 4.4%로 지난 93년의 6.7%보다 2.3%포인트
낮아져 기업의 금융비용부담도 크게 덜어주고있다.

전환사채는 채권(Bond)이긴 채권인데 말그대로 주식으로 전환가능
(Convertible)한 채권을 말한다.

이 전환사채가 최근 다시 부각하는 것은 시중 자금사정이 넉넉한 가운데
기업들이 금융기관차입이나 회사채발행보다 장기저리자금조달이 가능한
전환사채발행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식시장이 대세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으로 일반투자자들의
전환사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증권시장에선 전환사채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지난 4월 서울방송의 주주회사인 태영이 전환사채를 발행할때는 증권사
객장에 넥타이를 맨 직장인은 물론 어린아이를 등에 업은 아주머니까지
일반인 1만4,000여명이 몰려들어 7대1을 넘는 청약경쟁률을 보이기도 했을
정도다.

전환사채가 발행기업과 투자자 모두를 만족시킬수 있는 이유는 상품의
특징을 살펴보면 쉽게 알수 있다.

전환사채는 주식시장이 나쁠땐 만기까지 채권으로 가지고 있어 "표면금리"
만큼 상환받으면 그만이다.

수익률은 좀 낮지만 최소한 본전은 까먹지 않는 셈이다(물론 기회비용을
따지면 얘기가 좀 다르지만).

반면 주가가 오를땐 주식으로 바꿔 팔수 있으므로 높은 시세차익을 올릴
수도 있다.

채권으로서의 안전성과 주식으로서의 고수익성을 함께 지니고 있으니
인기를 끌만도 하다.

전환사채는 작년까지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일반개인들에게 우선적으로 배정토록 규정이 바뀜에
따라 개인들에게도 좋은 투자대상으로 떠올랐다.

때마침 증시가 상승분위기를 타자 전환사채에 대한 열기는 더욱 높아졌다.

전환사채는 발행기업측에서도 유리하다.

필요한 자금을 일반사채보다 싸게 조달할수 있다.

주식으로 전환되면 그만큼 증자효과도 가져온다.

발행자인 기업과 투자자들간에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금융상품인 것이다.

전환사채를 투자할때 기회비용의 상실측면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본전을 까먹지는 않지만 연3~5%의 낮은 수익률에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행 6개월이 지나야 주식으로 전환할수 있으나 그때의 주가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환사채를 살때는 채권수익률과 주가전망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전환사채는 88년 1조1,784억원어치 발행된 이후 증시하락세에 따라 발행이
크게 줄어들어 90년 6,921억원, 91년 1,850억원, 92년 1,850억원을 기록
했다.

일반인들이 전환사채를 살수있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

청약과 장내매입이다.

청약을 원하면 전환사채를 발행주간사업무를 맡는 증권사나 종금사에 가서
청약한다.

청약한도는 1억원 범위내에서 발행금액의 3%까지.

1억원이상의 채권투자자는 소득세종합과세대상에 포함되므로 이를 피하기
위해(분리과세) 9,900만원어치 청약하는 사람도 많다.

주식처럼 장내유통시장에서도 살수 있으나 아직은 미미한 편이다.

<육동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