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한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된 직후부터 국내외의 관심은 차기 라운드의 향방에
모아지고있다. 농산물과 서비스시장의 개방으로 제품에 대한 교역자유화는
어느정도 완료되었다고 할수 있다.

다음 단계로 선진국들은 공정무역의 개념을 생산단계에까지 확대 적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정경쟁에 환경요인을 반영하고 노동조건등에 대해서도 제약을 가하자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할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선진국들의 모임인 OECD가 공정및 생산방식(PPMs)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는 사실이 우리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4월에 열린 회의에서는 주제를 "무역과 환경: 공정및 생산방식에 관한
이슈"로 설정하였다.

비록 비공식적인 전문가모임의 성격이었으나 이달말의 OECD 무역 환경
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열렸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직 우리에게는 PPMs규제란 다소 생소한 개념이나 유럽에서는 20세기
초반부터 일부 품목을 대상으로 실제 적용해 오고 있다.

그 효시로는 1906년에 체결된 "백색유황성냥 사용에 관한 국제협약"이다.
왜냐하면 백색및 황색유황 성냥이 제조과정에서 근로자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이들 성냥의 제조 판매와 수입을 금지하였기 때문
이다.

당시 체약국이 아니었던 미국도 이 협약의 취지에 동조하여 국내제품에
대해서는 고율의 세금을 부과하는 한편 외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수입을
금지하였다.

1990년에 발생한 미국과 멕시코간 참치 돌고래 분쟁도 PPMs규제와 관련한
대표적 사례이다.

이 분쟁은 미국이 참치 어획과정에서 유자망을 사용한 멕시코산 참치에
대해 자국의 해양포유동물보호법에 의거, 수입을 금지함으로써 발단되었다.

유자망사용시에는 돌고래도 희생된다는 것이 미국이 수입을 규제한 이유
였다. 즉 공정을 문제삼은 것이다.

공정및 생산방식에 대한 규제근거가 아직 미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제
환경협약을 통해 규제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오존층파괴방지를 위해 채택된 몬트리올의정서에 포함된 규제내용중 생산
과정에서 CFC등 특정물질을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는 교역을 규제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환경경영국제규격도 PPMs
를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할수 있다.

이 규격의 인증은 제품자체에 대한 품질인증규격인 ISO9000시리즈의 경우
와는 달리 경영전반에 걸쳐 환경친화적인 체제를 구축한 사업체에 부여될
예정이다.

따라서 적용대상은 원료를 조달하는데서부터 생산 유통 판매 그리고 폐기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제품주기가 된다.

다시 말하면 상품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환경에 대한 영향을 평가해
보겠다는 것으로 여기에는 PPMs도 포함됨은 물론이다.

또한 적용업종도 제조업뿐만 아니라 병원 백화점등 서비스분야로 확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ISO14000시리즈로 지칭되고 있는 이 규격은 환경경영 환경감사 환경라벨링
수명주기분석등 7개분야로 나뉘어져 각각의 소위원회에 의해 시안이 작성
되고 있다.

완료목표시점은 분야별로 다소 다르나 대체로 향후 2~5년이내로 되어 있다.

이처럼 국제환경규제는 새로운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기업들의
대응방안도 그만큼 달라져야 한다.

이제까지의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세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할 것이다.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기업전략이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기업의 존립차원에서 환경문제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ISO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기획단계에서부터 환경요인을 충분히
반영해야 하고 아울러 공해방지비등 환경관련부담도 기업성장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