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여고에서 국사를 가르치고 있는 서영창선생님(43)의 일과는 새벽
3시부터 시작된다.

집에 3대의 컴퓨터로 갖춰 놓은 청소년문제 상담을 위한 전자사서함
"등대"로 밤새 들어온 청소년들의 고민거리를 해결해주기 위해서이다.
일일이 상담 내용을 "등대"에 쳐넣다 보면 아침6시. 학교에서 돌아온뒤
오후8시부터는 시스템 점검을 한다.

지난 91년 8월부터 이같은 일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 컴퓨터와 모뎀
그리고 통신용SW가 있는 청소년이면 하루 24시간 언제든지 "등대"로 들어가
이성 진학문제등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은뒤 상담결과를 꺼내 볼수 있다.
접속전화번호는 (955)2304.

국내에서 PC통신을 이용한 청소년 상담을 가장 먼저 시작한 그는 "자신의
인생이 이런 길을 가도록 운명지어진것 같다"고 말했다. 서씨가 사비를
들여 이같은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90년 PC통신(당시 KETEL)을 이용
하게 되면서부터. PC통신을 통해 학생들이 주고 받는 내용에 음담패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마침 학교에서 생활지도부장을 맡게 되면서 서씨는
PC통신을 통한 청소년상담이 자신의 책무라고 확신하게 됐다는 것이다.

"청소년들 입장에서 그들의 문제를 이해하는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른들 기준으로 억지로 끌어들여서는 해결해 줄수 없어요" 그래서
"등대"에는 "또래상담코너"도 있다. 같은 나이또래의 학생들끼리 고민을
상담해주는 것이다.

서씨는 대부분의 상담을 혼자서 해야 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각계
전문가들이 나서서 상담코너를 개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또
삼성농아원 대구선명학교등에 있는 장애인들을 찾아 컴퓨터교실을 여는
일도 하고 있다.

<오광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