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택 <경제기획원 자금과장> ]]

"이전 공무원은 승진하는 맛, 뻐기는 맛, 봉투받는 맛이 다 있었지만
이제는 하나도 남은 것이 없어. 그저 자네가 얼마나 정책을 잘 만드느냐에
따라 많은 국민들의 복지가 좌우된다는 사실에 긍지와 보람을 느낄
뿐이지..."

지금부터 20년전 국가고시를 거쳐 중앙청에 배치된 첫 출근날, 20년위의
선배공무원이 주신 말씀이었다.

생활비 모자라 늘 궁티내는 처에게 옛날 선비들의 청빈을 강변하면서,
오직 그 "긍지와 보람"으로 야근을 밥먹듯 하며 아이들 크는 줄도 모르고
지내온 20년.

청운의 꿈은 고사하고 20년동안 승진은 한 번밖에 못했어도 요즘같이 어깨
축처지는 일은 없었다.

무엇이 잘못돼도 크게 잘못돼 있다.

누가 뭐래도 지난 20,30년간 우리경제가 이만큼 크는데는 우리 경제관료들
도 한 몫을 단단히 한 것이 아닌가.

군사문화에 짓눌리다가 사정에 움츠리고, 재벌들에 가르침받고, 언론에
치이고 국민들에게 손가락질받고...

그러는 사이에 혹 일부 공직자가 땅바닥에 엎드려 눈만 굴리는 "복지안동
현상"이 나타나게 됐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그만하면 충분하지 않은가.

누가 뭐래도 우리는 국가의 기간이 아닌가.

21세기 선진화를 향해 모두 뛰는 새시대에 땅바닥에 엎드려 무얼하겠다는
건가.

다시 일어나 뛰어야 한다.

그리고 서로 손가락질하지 말자.

매몰찬 바람보다는 따뜻한 햇살이 더 효과적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