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서울에서 열린 한.중통상장관회담에서는 퍽 중요한 결실 한가지가
있었다고 보도되었다. 양국 업계가 추진중인 한국산 자동차 5,000대와
중국산 옥수수및 기계부품의 구상무역거래에 이의가 없음을 오의
중국대외무역경제합작부장이 김철수 상공자원부장관에게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확인이 갖는 의의는 국산자동차가 중국에 처음으로 공식 수출되는
길이 트인다는 점이다. 중국은 자동차수입 급증에 따른 외환수지압박과
국내 자동차공업육성등을 이유로 지난 86년부터 외국산 완성차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그간 우리 자동차는 비공식 경로를 통해 금액기준으로
88년 723만달러 89년 185만달러 90년 375만달러 92년 1,250만달러 어치가
수출된데 이어 작년에는 무려 5억6,210달러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는데 중국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금년에는 4월말까지 2,012만달러
어치로 격감되었다.

거래당사자인 (주)대우와 중국기계진출구 총공사는 현재 가격조건등에
관해 막바지 협의를 진행중인데 성사되면 올하반기중에 선적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현대자동차도 1,000대 규모의 쏘나타수출계약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져 양국 통상장관회담의 이번 합의는 대중국 자동차수출에
새로운 활로를 튼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우리는 한편으로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부정적인 측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물교환이 갖는 문제점이다. 바터무역
혹은 구상무역으로 불리는 이런 거래방식은 지난날 환관리로 대금결제가
곤란한 경우,입초국이 상대국가에 일정상품의 수입을 요구하거나
자국상품진출에 대한 제약을 완화할 목적으로 사용되던 무역통제수단의
일종으로서 오늘날에는 극히 예외적으로만 존재한다. 선진 자유무역에서는
거의 통용되지 않는 방식이고 구공산세계의 국영무역에서나 쓰이던
거래형태다.

어떻게 해서든 중국에 공식수출통로를 트려는 업계의 노고는 물론
평가함직하다. 그러나 장차 다른 상품수출,그리고 러시아 북한등과의
거래에까지 유사한 방식이 확산될수 있는 위험과 기타 제3국과의
교역관계에 파생될지 모를 마찰을 경계해야 한다. 가령 기존의 옥수수
수출국은 이같은 바터무역으로 인한 시장상실에 저항할지 모른다.

거래방식도 문제지만 국내 자동차업체들간의 과당경쟁과 이를 최대한
이용하려는 중국의 가격인하책략,그리고 이번 거래가 설령 성사된다고 해도
계속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는 점등 불만스런 구석은 한 둘이 아니다.
어떤 댓가를 주고라도 계약에 성공하고 수출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기업 산업 국가차원의 손익을 한번 깊이 저울질 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