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이 오늘 러시아와 우즈베크공화국 공식방문길에 오른다.

김대통령의 이번 러시아방문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미.일.중 3국순방에
이어 주변 4강에 대한 순방외교를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로 받아
들여진다.

주변4강은 역사적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에 큰 영향을 미쳐 왔으며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개방.개혁으로 경제적으로도 우리에게 그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북한핵문제를 둘러싼 북.미 협상이 급속히 악화돼 대북한 경제제재
논의가 다시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때에 북한에 대해 중국 다음으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러시아를 방문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기대를 갖게 한다.

러시아는 그동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8자회담을 제의하는등 중국과는
달리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따라서 양국정상의 대좌는 북핵문제해결및 한반도평화정착을 위한 협력
구도를 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통령의 러시아방문과 관련하여 국내경제계가 가장 관심을 갖는 문제는
경협분위기의 회복이다. 양국간의 경협은 수교당시의 예상보다는 부진하지만
러시아의 정정이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경제도 96년부터 점진적인
성장추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돼 경협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할수 있다.

우리는 이번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으로 양국 경제협력의 현안들이 완전히
풀리기는 힘들다 해도 나홋카지역의 한국공단건설, 모스크바한국무역센터
건립, 야쿠트및 사할린가스전개발등 그동안 부진했던 경협사업이 활기를
되찾길 기대한다.

그러나 한.러시아간 최대 경제현안인 14억7,000만달러의 대러 경협자금
원리금상환문제를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루지 않기로 한 것은 "골치아픈
문제는 뒤로 넘기자"는 생각인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우리 정부는 서방채권단 모임인 파리클럽의 채무상환유예결정과 동등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러시아측 요구를 수용할 뜻을 비치고 있으나 이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이번 기회에 실무차원에서라도 현물상환등의 구체적인
상환약속을 받아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편 김대통령의 우즈베크방문은 현지에 20여만명의 우리동포가 거주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중앙아경제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부수적 효과가 예상된다.

아무쪼록 김대통령의 러시아방문을 계기로 북한핵문제에 대한 공조체제
확립등의 현안을 비롯 정치 외교 경제 과학기술 문화등 모든 분야에서 상호
이해의 폭과 협력의 길이 넓혀지길 기대한다.

특히 양국간 경협확대에 의미있는 돌파구를 기대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