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업체들이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외국인 관광객유치에 힘을 쏟고
있지만 과당경쟁으로 극심한 덤핑현상이 빚어지는등 실속없는 껍데기
장사를 하고있다.

29일 한국관광공사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3월중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관광객은 3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7.7% 늘어났으나 이들이
뿌리고간 돈은 2억9천만달러로 8%증가에 그쳐 1인당 소비규모가 8백80달러를
나타냈다.

이같은 1인당 소비규모는 지난해 같은기간 1천40달러에 비해 15.4%나
줄어든 수준이다.

외국인관광객들의 1인당소비액은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지난88년 연평균
1천3백95달러로 가장 많았으나 그후 점차 줄어 90년 1천2백3달러, 91년
1천72달러, 92년 1천13달러, 작년엔 1천54달러였다가 올들어선 1천달러이하
인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관광업계는 쇼핑을 포함한 외국인들의 여행경비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국내물가상승으로 외국인들이 쇼핑을 기피하는 것외에 여행사들이 관광객
유치에만 급급한 나머지 여행상품의 가격을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한예로 서울시내 특급관광호텔을 기준으로 2박3일짜리 일본인관광객의
경우 비수기라 할지라도 1인당 2만5천-3만엔이 적정선이나 일부여행사들은
4분의 1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5천-7천엔까지 덤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무분별하게 가격인하 경쟁이 이루어지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외국인
관광객을 국내에 유치할수 있는 일반여행업체수가 너무 많은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허가제였던 80년대 초반에 불과 23개였던 일반여행업체가 등록제로 바뀐
89년 1백78개, 91년 2백49개, 지난3월말에는 3백5개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여행사들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목표를 지난해
보다 30-40%씩 크게 늘려 잡은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출혈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실속없는 장사를 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관광업계는 이같은 과당경쟁이 결국은 "제닭 잡아 먹기"여서 업계 스스로
시장질서를 지키기 위한 자구노력과 함께 이를 개선키 위한 정책당국의
제도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정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