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응찰가 주당3만4천8백원,최저낙찰가 주당3만4천8백원". 이는
우연의 일치인가, 아니면 내부정보를 활용한 "땅짚고 헤엄치기"의
결과인가.

외환은행"응찰가조작사건"의 근인인 응찰가와 낙찰가의 일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대해 외환은행은 "내부정보를 활용한 변칙응찰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펄쩍 뛰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입찰신청이 거의 반공개로 진행된점등을 들어
"충분히 심증이 가는 행위"로 보고있다.

외환은행의 주장은 한마디로 우연의 일치라는 것. 응찰가격을 적은
입찰신청서는 신청자가 작성한후 봉함을 해 입찰함에 직접 넣은 만큼
창구직원들이 입찰가격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것이다.

설혹 서류확인과정에서 일부를 볼수 있다고 하더라도 17만건의 응찰가를
다 알수는 없다고 외환은행은 밝히고 있다. 외환은행의 주장대로라면
입찰을 담당한 실무자의 판단이 그만큼 정확했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되고있다. 우선
입찰창구에서 입찰이 거의 반공개로 진행됐다는점을 들수 있다. 창구에서
신청서를 정확히 기재했는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응찰가를 충분히
알수 있었다는게 당시 신청자들의 얘기다.

또 마지막날인 19일에는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려 봉함절차도 생략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일부 대규모투자자의
입찰신청서를 사전에 개봉했을 가능성도 지적되고있다.

아무리 신청자의 80%가 개인투자가라고 해도 규모가 큰 몇몇 기관투자가
의 응찰가만 알면 낙찰가를 점치기는 쉽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하고있다.

더욱이 "입찰신청을 담당했던 실무부서의 책임자가 응찰가를 결정했다"는
증언도 있고보면 이런 개연성은 신뢰를 더해가고있다.

결국 외환은행이 응찰가를 결정하는 과정에는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정도의 내부정보가 활용됐고 이는 외환은행도 "깜짝 놀랄 정도"의 우연의
일치로 나타나 허 준 행장의 사퇴로까지 귀결된 것으로 보인다.

<하영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