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프거래를 통해 A종교재단의 자금을 변칙적으로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시티은행서울지점에 대한 은행감독원의 검사가 변죽
만을 울리고끝났다.

은행감독원은 지난달 23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시티서울에 대한 특별검사
결과 스와프거래를 완전하게 헤지(위험회피)하지 않은데다 거래상대방과
약정서를 주고 받지 않는 등 내규 및 금융관행을 위반한 사실만 적발했다고
8일 발표했다.

당초 시티은행서울지점은 A종교재단이 1백억원의 자금을 낮은 금리로 예금
하는 조건으로 홍콩의 카딜로드사와 손해를 보는 방식으로 스와프거래를
해 손해액 만큼을 A재단의 싱가포르지회에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은감원의 검사결과 확인된 것은 크게 두가지.

시티서울은 스와프거래를 통해 1백95만8천달러를 손해봤고 A재단은
시티서울에 1백억원을 예금했다는것.

의혹을 푸는 열쇠는 스와프거래의 손해와 거액의 예금간에 분명한 연결
고리가 있고 그과정에서 시티서울과 A재단이 변칙적으로 자금을 유출키로
공모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은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거래내역을 확인했지만 자금유출을 입증
할 만한 확실한 증거는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티서울의 스와프거래는 애당초 "의혹을 살만한 구석"이 적지 않았다.
이번 검사에서도 확인됐지만 시티서울이 카딜로드사와 만기 7년짜리로
이자율스와프거래(91년6월27일)를 하고 그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위해
시티은행 홍콩지점과 반대거래를 했는데 만기 2년짜리를 선택했다는 게
우선 의혹을 사고있다.

은감원이 완전한 헤지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도 이같은 스와프거래
기간의 불일치에 근거를 둔것이다. 이에대해 시티은행은 카딜로드사와
7년짜리로 계약을 맺었지만 향후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 2년후(93년
6월9일)에 종결할 수 있는 조건을 부쳤다고 설명하고 예상과 달리 금리가
떨어져 손해를 본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A종교재단이 1백억원의 스와프거래가 있었던 당시 1-4%로 예금한 것도
의혹을 샀으나 은감원은 금융실명제에 따라 예금거래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히고 다만 금리수준은 적정했다고만 밝혔다.

이밖에 시티서울이 카딜로드사와 거래를 하면서 약정서도 받지 않았고
카딜로드사에 대한 신용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거래
자체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실제로 카딜로드사는 영국계 금융선물거래회사(시티은행홍콩지점자료)로
알려졌으나 한국은행홍콩사무소에서는 이회사가 홍콩에서 영업중인 회사로
등록되어있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시티서울 스스로 스와프거래와 A재단의 저리예금이 "관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는 있다. 시티서울은 A재단의 예금을 받은 예금당담부서(PBG)가
3백90만달러의 이익을 내 스와프거래에서 손해를 본 1백95만8천달러를
보전하고 결국 1백13만2천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두거래를 공동
으로 계상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은감원은 그같은 거래를 통한 자금의 유출자국까지는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은감원의 특검결과는 애당초 미국계 은행이라는 골리앗에 대한 힘없는
돌팔매질에 그칠 것이라는 일반의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
을 받았다.

은감원은 이번 검사결과에서 드러난 자체내규 및 금융 관행에 어긋나는
부당한 업무처리에 대해 앞으로 문책심의회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스와프거래를 이용한 부당한 거래를 예방하기 위해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