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즐거움과 위안을 얻기위한 한 방편으로 갖가지 동물을 기른다.
몸집이 작고 귀여운 것,빛깔 생김새 소리등이 고운 것,애교가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넓게는 모든 동물이 이에 해당된다.

옛날에는 개와 고양이를 비롯해 포유류 조류 어류만을 길렀으나 근년에
들어와서는 뱀 도마뱀 악어 거북 개구리 도룡뇽등의 파충류와 양서류도
대상이 되었다. 심지어 몸집이 큰 맹수들을 곁에 뒀던 유럽의 어느 왕
이야기도 빼놓을수 없다.

특히 서양인들은 애완동물에 광적이다. 그것은 오늘날 어마어마한
애완동물 먹이시장을 창출해 냈다.

지난 87년 미국에서는 5,800만마리의 애완고양이와 4,900만마리의 애완견을
먹여 살리는데 56억달러(약4조5,000억원)이상이 들었다. 유럽연합의 국민
들도 2,800만마리의 개와 2,500만마리의 고양이를 기르는데 1년에 45억개의
애완동물용 통조림음식을 구입했다. 하루에 1,300만개의 통조림이 팔렸다는
계산이 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유럽최대의 통조림공장중 하나가 애완동물먹이 생산
공장이라는 사실이다. 영국 레스터셔주 멜튼 모브레이에 있는 페디그리
펫푸즈공장이다. 한 생산라인에서 1분에 1,000개이상의 통조림이 생산되어
하루에 수백만개가 쏟아져 나온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자신이 먹는 음식보다도 애완동물먹이에 들어
있는 영양가가 어떤지를 더 따지고 든다. 애완동물먹이 생산업자들은
통조림에 온갖 영양분을 다 넣는다. 고기에 단백질이 풍부한 콩과 우유
곡식가루를 섞고 비타민과 미네랄약제를 첨가한다. 애완동물이야말로 세계
곳곳에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저개발국의 인간들보다 훨씬 행복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영국인들이 지난 92년 한해에 고양이 개등 애완동물들을 위해 쓴돈
(3조1,000억원)이 갓난 아이들에게 쓴 돈(1조1,000억원)의 거의 3배나
되었다는 최근의 보고서 내용 또한 인간의 소외현상을 확인시켜 주는
사례가 아닐수 없다. 저개발국은 고사하고 선진국에서 조차도 애완동물이
사람보다 더 대접을 받게 되어 버린 것이다.

한국에서도 근년들어 백화점에서 사람의 생활용품값보다 2~6배나 비싼
애완용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는 것도 그러한 추세의 산물일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인간관계와 가족사회의 해체에 따른 현대인들의 고독이 낳은 어쩔수 없는
병리현상이라고 자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