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하오의 서울혜화전화국관내 일부 통신공동구화재사고는 고도의
정보화사회로 급속하게 이행중인 우리에게 그와 같은 사고가 빚어내는 통신
마비사태가 얼마나 가공한 것인지를 일깨워 동시에 앞날을 위해 귀중한
교훈을 제공했다.

통신망의 중요성에 관해서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다. 그것은 인체에 비유할
경우 신경에 해당한다. 신경이 마비되면 죽음과 다름없어진다. 오래지 않아
일부가 복구되긴 했지만 일체의 유.무선통신망과 전산망이 완전 마비되었던
사고순간의 악몽같았던 혼란을 생각하면 그 심각성 알만하고도 남음이 있다.

기간통신망과 전산망의 마비와 관련한 정보통신시설의 작동정지는 일반
국민생활의 불편도 문제지만 경제활동에 엄청난 피해를 초래하고 심지어
국가안보에까지 비상이 걸리는 사태를 상정케 된다.

사고수습과 후속대책의 순서는 우선 복구를 서둘러 최단시일내에 통신소통
을 완전 정상화하는 것이다. 한시도 없어서는 안되고 불편과 부담이 엄청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정확한 원인규명이 있어야 한다. 이런저런
사고가 날적마다 관련기관이나 담당자들이 우선 책임을 자기 아닌 남에게
돌려놓고 보려는 버릇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닌것 같아 씁쓰레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인은 정확 분명하게 규명돼야 하며 책임질 사람이 있으면
문책해야 마땅하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역시 차후의 예방대책이다. 고온에 견딜수 있는
난연성 외피 케이블로의 조속한 대체가 긴요한 과제임은 두말할나위 없다.
막대한 비용이 든다지만 통신망 광케이블화의 초기단계에서 그와 같은 사고
교훈을 얻게된 것은 차라리 다행인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홍수와 기타 재난이나 사고에도 견딜수
있어야 한다. 특히 통신은 통신설비자체의 사고뿐 아니라 정전으로도 언제나
마비될 위험을 안고 있다. 통신과 전산망은 전기와 뗄수 없는 관계에 있다.

절대로 사고가 없어야 하지만 만에 하나 사고가 났을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계획(contingency plan)과 설비면의 백업(back-up)시스템이 국가
기간통신망에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없다면 서둘러 만들고 있다면 제대로
돼 있는지 챙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