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이웃. 흔한 이 낱말에서 조차 향수를 느끼는 이유는 왜일까.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가 우리의 생활을 압박해오고있기 때문일게다.
각박한 서울 하늘아래에서 포근한 인정을 나누는 이웃사촌 모임이있어
소개한다.

지난82년2월 을씨년 스럽기만 하던 어느날. 같은 동네(잠실)에서 사는
직장동료 네명(손은석 장세훈 유영설 조상치님)이 우연히 대포집에 들러
부담 없이 한 잔 한것이 우리 모임의 시작이었다. 특별한 이름도 없었다.
그냥 잠실회 라고 부른 것이 12년째이다.

당시 매월 세번째 수요일,10여명의 부점장급 직원들은 허름한 술집에
모이곤 했다. 비공식 모임 답게 직장에서 못한 얘기들이 많았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가슴에 응어리 졌던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지곤 했다.

술좋아하는 사람들이 자그만하게 시작한 애주가 모임은 시간이 지나면서
제법 틀을 갖추어 갔다. 80년대 초중반 당시의 고정 참석자로는 대선배들
이신 박인수 서원석 이직호 신세문 김정대님 등이셨고 지금은 퇴직하신
손은석 장세훈 천기필 이희경 신성균님 등이 모임에 애착을 가지고 참석
하셨다. 필자는 92년1월이후 모임의 연락책(총무)이다.

모임은 항상 조촐한 곳에서 갖는다. 올림픽공원 방이동쪽 공원막국수집이
단골집이다. 대화가 궁한 적이 없다. 딱딱한 이야기도 우리들 사이에 회자
되는 동안 금방 부드러워 진다. 직원들의 애경사,건강비법,선배님들에 관한
옛이야기,체험담,취미생활등 새롭고 감칠맛 나는 정보를 안주삼아 술잔이
몇번씩 돌아야 끝난다. 그러나 2차는 없다. 이것이 우리 잠실회의 전통
이기도 하다.

우리 모임에는 경사가 겹친다. 임원 승진이 있을때 마다 회원중 한명이
꼭 낀다. 최근 몇년사이 승진한 김연조전무,조성진상무,유영설상무가
이웃동네에 사신다. 우리 모임은 기쁨은 2배,슬픔은 절반 으로 하는
마력이 있다.

지난7월부터는 모임에 큰 변화가 왔다. 원의종선배의 제안으로 김연조전무
승진 축하등반이 이루어 졌다. 새벽 5시 어둠을 헤치며 우리는 남한산성에
올랐다. 남한산성을 일주한후 즐긴 순두부 파전 막걸리는 별유천지의 맛
그대로 였다. 그후 지금까지 우리의 남한산성행은 매월 빠지지 않고 계속
됐다.

같은 직장,같은 동네에 살기에 마음 조차 하나로 뭉친 우리들이다.
무릅을 맞대고 앉아 나물반찬에 옥미주를 마시며 갓나물에 아침겸 점심을
하는 매월 네번째 일요일이 기다려진다. 이날은 행복을 창조하는 동네이웃
들의 잔치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