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의류산업은 수출부문에서 큰폭의 감소가 지속된 반면
내수부문은 그동안의 장기침체를 벗어나 회복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에따라 수출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영업실적이 매우 저조하고 내수에
치중하는 기업의 실적이 호전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의류수출은 92년보다 10% 가까이 줄어든 59억달러로 잠정집계
되고 있다. 이같은 수출감소는 90년이래 4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는 주력의 미국 일본 유럽시장이 중국 동남아산 값싼 제품에 대한
경쟁력상실로 대거 잠식당하고 있는데다 국내기업의 잇따른 생산기지
해외이전으로 생산기반마저 급속히 붕괴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일본의류수입시장 점유율이 92년 43.6%에서 지난해 상반기
49.1%로 높아진 반면 한국은 18%에서 13.8%로 떨어진 것이 이같은
수출경쟁력상실을 나타내고 있다. 의류생산설비도 매년 감소, 지난해의
경우 최고수준이었던 88년에 비해 60%선으로 줄었다.

그러나 내수의류시장은 전체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장기업을 중심
으로한 내수전문업체들의 영업실적은 좋아졌다. 이는 지난 91년이후
내수의류시장이 장기불황에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업체들이 대거 도산하고 자금력 판매력을 보유한 업체들만 살아
남음으로써 시장이 정리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되살아난 의류판매경기도 이같은 영업실적호전의 주된
요인이 됐다.

이에따라 내수판매를 강화하고있는 신원 라산실업 서광등 전문의류
업체의 매출성장이 돋보이는 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삼풍 한주통산
등은 매우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한주통산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오히려 뒷걸음질하면서 적자발생이 불가피한것으로 보인다. 미국리바이
스트라우스사와의 상표사용계약해지로 리바이스청바지사업이 중단된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기할만한 것은 그동안 안정된 성장을 지속해오던 쌍방울 백양 등
내의전문업체의 매출이 지난해 줄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들어
내의시장자체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올해 의류업계의 영업환경은 수출부문에서 여전히 감소세가 지속되는
반면 내수부문은 안정된 성장기조를 유지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수의류시장의 판매경쟁이 더욱 심화되고있어 수익성은 별로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