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라운드''(Technology Round)가 우루과이라운드(UR)와 그린라운드(GR)
에 이어 제3의 신국제질서로 등장할 조짐을 보여 사전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TR가 신국제기술질서로 자리잡을 경우 각국의 연구개발(R&D)자체에
대해 국제적으로 규제 간섭이 가능, ''기술입국''을 지향하는 한국 등 R&D
후발국들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3일 과기처및 관련연구계에 따르면 TR체제는 각국의 연구개발활동등
기술적인 요소가 공정무역차원에서 장애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지난91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한 보고서에서 처음 거론된
이래 최근 타결된 UR협상등에서 구체화되는등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UR협상 최종협정문은 정부의 민간에 대한 연구개발보조금지원을 처음으로
규제하는 조항을 넣었다.기업의 연구개발지원에 대해 "공업연구"(Industrial
Research)는 75%,"경쟁전단계의 개발활동"(Pre- competitive Development
Activies)은 50%이상을 보조할수 없다고 제한했다.

협정문은 공업연구란 새로운 제품 공정 또는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개량하는
목적으로 이뤄지는 응용연구 또는 목적기초연구를 뜻한다고 주석을 달았다.
또 경쟁전단계의 개발활동은 개발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첫 시작품의 제조,
제품 공정및 서비스를 새로 개발하거나 개량하기 위한 계획 청사진,그리고
설계에 관한 공업적 연구및 파일러트생산시험과정이 포함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기술보조금조항은 95년7월에 발효돼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98년7월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TR태동의 또다른 조짐은 지적소유권보호의 강화가 꼽힌다.

컴퓨터프로그램등 지적소유권의 보호강화를 위해 지금까지 주로 쌍무협상에
의존해 오던 선진국들이 다자간협상으로 이를 끌어내기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어 조만간 닥쳐올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또 이번 UR협상대상에서 제외가 되긴 했지만 자연과학부문
연구개발서비스시장개방이 언젠가 다시 협상대상으로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처럼 선진국들이 TR체제를 태동시킬 경우 결국 개발도상국에서는
살아남기위한 연구개발활동마저 제약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한시바삐 대책을 세워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문희박사(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단장)는 이에대해 "우리나라
연구개발체제와 제도의정비,체질강화를 위한 지원확대등 사전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위해 기업의 연구개발사업중 기업화
단계에 있는 경쟁적 기술에 대해서는 기업스스로 투자해 자생력을
키워나가도록 하고 중소기업등 자체기술개발능력이 취약한 부문에 대해서는
정부의 직접 지원보다는 조세나 금융등 간접지원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정부가 투자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은 출연기관이나 대학중심으로
기초연구 경쟁전단계의 연구개발 또는 공통기반기술개발에 중점
지원,기업이 이러한 연구성과를 활용토록 제도적으로 보강해야 할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특히 TR체제에서는 기술과 통상이 직접 관련된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과 연관된 부문에서의 정부 보조금이나 출연금의 지원제도는
근본적으로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기처 진해술원자력정책관은 "UR협상에서 타결된 공업연구나
경쟁전단계의 개발활동등에 대한 정확한 개념파악이 급선무"라고 말하고
이의 해석과 대책수립을 위해 해외주재과학관등을 동원,선진국의
사례연구등을 시도하고 있으며 TR체제도래에 대한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중이라고 전했다.

<윤진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