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모두가 미술에 대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어린이들로 하여금 외국그림을 이해하게 하는 동시에 전혀
다른 것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주려 한 것이지요."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호안미로 앙리마티스등 세계적인 대화가의 그림과
전래동화 주인공 일러스트레이션을 혼합,새로운 동화그림을 만들어낸
박상순씨(32)는 우리 어린이들이 월트디즈니만화나 우주전쟁만화같은
그림에만 지나치게 익숙해지는 것을 막고 싶어 이같은 시도를 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박씨는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 출신의 등단시인이자 북디자이너. 미당
서정주씨의 "우리나라 신선선녀 이야기"(전5권,민음사간)에 들어가는
동화그림을 이처럼 색다르게 만들어 냈다.

박씨가 바탕그림으로 사용한 것은 우리나라 민화(산동아줄과 죽은 동아줄)
와 미로의 석판화(선녀와 뻐꾹새) 마티스의 재즈연작(견우와 직녀) 고흐의
풍경화(연꽃이야기) 칸딘스키의 추상화(하느님의 아드님과 백일홍꽃나무)
등.

고흐의 실내풍경화 가운데 도깨비와 선녀가 앉아있는가 하면 칸딘스키의
그림속에 이무기가 나오는 그림들은 전혀 낯설거나 이상하지 않고
재미있다.

"재즈연작은 마티스가 관절염 때문에 손을 제대로 쓸 수 없어 가위로
색종이를 오려붙여 만든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전함으로써 상황이 나빠도
상상력과 의지만 있으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알리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신선선녀이야기"는 94년 3월 이태리볼로냐에서 열릴 볼로냐
아동서적 페어에 출품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