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돈만 있으면 예쁘다는 누구누구를 침대로 부르고싶은 꿈을 갖고
있듯이 저도 대중에게 웃음을 파는 잘난 남자한명을 독차지할 권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남자들을 사라지게할 수는 없지
않겠소. 그것은 여자들도 원하는 바가 아닐것이요" 27일오후 서울신촌의
창무포스트극장 지하연습실. 조지 윈스턴의 맑고 투명한 "디셈버"(December)
선율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대사와 연기연습에 몰두하느라 땀에 젖어있는
배우들의 모습은 실제무대를 방불케한다.

영화배우겸 탤런트인 김서라씨를 비롯 이찬우 김명국씨등 3명의 배우가
호흡을 맞추며 연습에 열중하고있는 작품은 오는 94년1월11일부터
2월10일까지 창무포스트극장무대에 올릴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것을".

양귀자씨의 소설을 극작가 김광림씨가 각색하고 배우출신인 이호성씨가
연출한 이 작품은 파격적으로 행동하는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순수
하고 진실한 사랑"을 그렸다.

심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자 여성문제상담소의 상담원인 강민주는
과거 학대받았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전화상담사례를 접하면서 남성들의
폭력을 증오하게되고 응징을 결심하게된다. 보디가드처럼 자신의 일을
돕는 황남기의 도움으로 인기영화배우 백승하를 납치한 민주는 그를
굴복시키려한다. 그러나 그를 아파트에 가두어놓고 길들이기를 계속하던중
그와의 연극연습을 계기로 차츰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된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져오는 가운데 민주는 백승하와 연극공연을 하지만 그들사이의
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킨 황남기의 총에 죽고만다는것이 극의 줄거리.

연출을 맡은 이호성씨는 "지금까지 여성이 남성에게 지배당하는,''남성=
능동적'' ''여성=피동적''이라는 보편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여성이 주도권을
잡는 행위를 통해 이시대에 진정 사랑을 줄 수있는 자와 받을수 있는자의
이야기를 그려보고싶다"고 밝혔다.

이번무대에서는 실내공간과 바깥을 아크릴유리로 차단,밖은 수많은
쓰레기더미로 채우는 반면 실내공간은 순수한 공간으로 처리,실내공간내
세인물이 벌이는 모든 행위가 순수하고 투명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서
"자신을 반추해볼 수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그려진다.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