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공동체(EC)집행위원회는 5일 1,220억달러의 6개년투자계획을 승인
했다.

이 투자계획이 들어있는 "경쟁력.성장.고용백서"와 함께 10,11일의 EC정상
회담에 상정되리라는 이 계획에 대해 우리가 한가지 주목하는 것은 85년에
위원장으로 취입한이래 가장 어려운 시장통합을 궤도에 올리는데 큰 기여를
한 자크 들로르의 야심적 작품이라는 점 때문이다.

EC측에선 이 백서의 제정책수단이 실천에 옮겨질 경우 20세기말까지
유럽인들에게 1,500만개의 새 일자리가 창출될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유럽의 실업률은 11%를 넘을 정도로 고용문제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떠
올리고 있다. 들로르의 이 새투자계획은 유럽각국공통의 최대고민을 투자
에 의한 경기부양을 통해 실업인구의 절반감축을 금세기말까지 실현해 보려
는 것이다.

90년들어 냉전체제가 해체된 이후에도 저성장을 지속, 좀처럼 침체의 늪
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럽경제에는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함은 말할것
도 없다.

특히 93년에 두번째임기를 시작한 들로르위원장이 시장통합의 성취에 이어
세계무역의 새 틀인 우루과이라운드가 최대장애였던 EC, 특히 프랑스대
미국간의 이견을 극복, 7년만에 타결되는 시점에서 이 투자계획이 나왔다는
것은 EC의 기능격상으로 주목할만하다. 고속육로수송 철도운송등 운수부문,
유럽 전대륙을 연결하는 에너지망및 첨단통신부문등에의 투자 역시 EC통합
강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투자재원도 그 60%는 EC예산에 포함시키고 나머지
연90억달러는 특별유로공채를 발행하기로 돼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계획에 필요한 정책수단으로서 임금인상억제, 정부지출
절감, 기업에 대한 세금감축,근로자의 기술훈련및 금리의 추가인하등이
제시돼 있는 점을 주목한다. 그러나 이 투자계획으로 유럽경제가 활성화
된다고 해도 11%대에 이른 실업률을 반감시킬수 있는 수준의 고성장은 기대
될수 없다는 것이 고용증대의 한계점으로 지적될수 밖에 없다.

최근의 예측은 EC의 올해성장률을 마이너스 0.4%이며 내년에 호전되더라도
1.3%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런 저성장으로는 EC
집행부가 바라는 고고용은 달성될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밖에 이 투자
계획은 각 회원국의 재정적자감축을 위해 정부지출의 절감을 제기하면서
투자재원은 정부지출증대로 조달하려는 모순을 안고 있음이 지적될수 있다.
어쨌든 세계경기회복의 견인차로서의 EC의 야심적 투자계획향방은 여타
세계의 관심을 끌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