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계열사들이 잇따라 전무급이상 고위임원들을 신설된 사장보좌역
으로 발령,경영일선에서 퇴진시키고 있다. 일부계열사에서는 사장보좌역
으로 임명된 임원이 사표를 제출, 내부적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그룹계열사중 삼성물산이 지난 3일 처음으로 조직개편을 단행, 이사급이
사업부장을 맡는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면서 전무급 5명을 사장보좌역으로
발령해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이번에 사장보좌역으로 발령
받은 사람은 영업담당 민재홍 전무를 비롯 박철원 기획실장 정우택 철강사업
부장 김명한 프로젝트사업부장 정방언 미주지사총괄전무이다.

또 제일모직도 오명록 섬유부문총괄부사장을, 제일합섬은 양원석 경영지원
실장(전무), 삼성종합화학은 변재황 연구소장(전무), 안국화재는 이용석
관리본부장(전무), 삼성중공업은 이경우 전략경영실장(전무)을 각각 사장
보좌역으로 발령했다.

삼성전자도 곧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해 10여명의 전무급이상 임원들을
사장보좌역으로 경영일선에서 퇴진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전기 코닝 전관
항공 건설등 그밖의 주요계열사들도 1~2명의 전무급이상을 빼낼 방침이다.
사장보좌역발령대상은 주로 관리및 기획부문 임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들 사장보좌역들이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이 아니고
각사의 중장기전략및 방향수립.신규투자결정.사업부간업무조정역할을 맡게
되며 관장업무도 주어지는등 주로 경영지원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일본기업들이 처음 채택한 "사장보좌역제도"가 새로운 경영관리
조직체계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 사장의 전략구상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무급이상 고위임원들이 대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되는 것은
결국 세대교체를 겨냥한 "물갈이"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후반~50대초반의 임원들을 사장보좌역
으로 발령, 현업을 떠나도록한 것은 그만두라는 얘기아니겠느냐는 해석도
그만큼 강한 편이다.

<추창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