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불법취업중인 외국인들이 올해말까지 예정된 강제출국시한을 앞두
고 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근무하던 사업장에서 잠적해 다른 곳에 재취업
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당국이 불법취업 외국인의 소재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잇따
르고 있는 이런 `잠적취업''사태로 올해안에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모두 강제
출국시키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사실상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21일 각 공단 입주업체와 지역 노동사무소 등에 따르면 불법취업 외국인의
강제출국 시한이 발표된 지난 6월 이후 외국인 노동자들의 잠적 사태가 급
증현상을 보여 많은 불법 취업자가 직장을 무단이탈해 도시 변두리의 영세
업체나 음식점 등에 재취업하고 있다.
피혁.도금.염색공장이 밀집한 경기 안산공단의 경우 전체 외국인 불법취업
자 1천5백여명 가운데 40%에 이르는 6백여명이 지난 6월이후 잠적한 것으로
안산노동사무소쪽은 추정하고 있다.
가죽원단 수출업체인 피혁에서는 지난해 1월부터 필리핀인 노동자 20여명
을 고용해 왔으나 최근 들어 17명이 직장을 빠져 나갔다. 지난 8월에는 델
라쿠루스(27)등 필리핀인 3명이 기숙사에 여권도 남겨 놓은 채 집단이탈하
기도 했다.
염색업체인 산업에서도 취업 중이던 파키스탄.네팔인 2명이 출국시한을 두
달여 앞둔 지난달 갑자기 잠적했다.
경기 부천공단.인천 남동공단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텔리비전 부품생
산업체인 부천시 정관의 경우 방글라데시인 노동자 14명이 지난 7월 말없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