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오랜만에 신바람이 났다. 실명전환 마감일인 지난 10월12일
723에 머물던 종합주가지수가 11월 들어서면서 오름세에 가속도가 붙어
연일 치솟더니 어제 846. 47을 기록했다. 불과 한달만에 100포인트
이상이 오른셈이다.

주가상승은 일단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지난 89년 중반을 고비로
떨어지기만 하는 주가를 보며 한숨만 내쉬던 주식투자자들은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침체증시에서 얻은 뼈저린 교훈대로 값이 오를
때가 있으면 내릴 때도 있게 마련이며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냉정한
원인분석과 침착한 대응이 필요한 법이다.

최근의 주가상승원인은 국내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는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매입,3.4분기 경제성장률이 6%로 추정되면서 확산된 경기회복
기대,금융실명제실시 이후의 풍부한 시중 유동성및 이에 따른 시중 금리의
안정등이다. 지난 9월에 21. 4%까지 치솟았던 총통화증가율은 점차
하향안정되고 있으며 기업투자도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으나 적어도
내년봄까지는 자금수급에 여유가 있으리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회사채유통수익률이 12%대로 내려선 것을 비롯해 시중 금리는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다. 비록 최근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미국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일부 수출업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내년에는 경기회복세가 전반적으로 강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내년에는 정부투자기관의 민영화나 대기업집단의 상호출자축소등으로
상당량의 주식이 매물로 나올수 있으며 주가가 계속 오르면 외국 투자자나
기관투자가의 보유주식도 매매차익을 노릴수 있다. 따라서 일부에서
내년말까지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을수 있다고 예측하는 것은
성급한 기대라고 본다. 또한 NAFTA의 영향이 클것으로 생각되는 철강
기계등의 주가는 전반적인 주가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떨어져
주가차별화,내재가치중시등 최근 증시흐름의 한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우리 증시가 오랜 침체를 거치면서 과거의 뇌동매매와는 달리 보다
성숙해졌다는 증거로 해석할수도 있다.

이에 비해 증시가 "이이사상과열"될 경우 기관투자가의 보유주식을 매각해
증시안정을 꾀하겠다는 재무부관계자의 발언은 구태의연하다. 주가동향에
따라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은 기관투자가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겨야 하며
재무부는 주식투자의 저변확대및 거래효율화를 위한 제도정비에 주력해야
한다. 재무부가 "12.12증시 부양조치"의 잘못을 저지르고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감이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