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아.태경제협력체(APEC)각료회의가 한국시간으로 20일새벽 역내
무역자유화와 투자촉진방안을 담은 무역및 투자의 기본틀(TIF)에 관한
선언과 우루과이라운드(UR)의 조속타결을 촉구하는 내용의
시애틀선언,그리고 이번 회의를 결산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폐막했다.

회원국들은 뒤이어 정상회담을 이틀간 예정으로 진행중이다. 따라서 이번
모임의 성과와 의미를 총결산하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각료회의가 발표한 일련의 선언과 성명,그리고 김영삼대통령의 중국
강택민국가주석등과 가진 개별정상회담결과만으로도 충분하고 남음이 있다.

이제까지 드러난 시애틀모임의 성과는 크게 다음 3가지라고 본난은
평가하고 싶다. 첫째는 APEC가 비로소 국제경제사회의 분명한 실체로
확고하게 자리잡게 되었다는 점이다. APEC가 유럽공동체(EC)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필적할 경제블록으로 평가받기에는 아직 조직
구성 기능등 모든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
그러나 발족한지 불과 4년만에 전세계가 주목하는 기구로 발전했으며
공동체로의 변신가능성까지 논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은 냉전종식이후 재편되고 있는 세계의 정치.경제질서의 소산인
동시에 중요한 움직임이다. 21세기 세계경제의 중심축은 지난날의 유럽과
대서양에서 아시아와 태평양으로 옮겨갈것임을 이번 회의는 분명하게
확인했다.

둘째 한국은 이번회의를 통해 새로워진 위상과 역할을 확인하게 되었다.
APEC는 본래 서울에서 잉태되었으며 호주와 더불어 한국의 주도적인
노력으로 커왔다. 특히 2년전 서울회의에서 중국 대만 홍콩의 신규가입을
성사시킨바있는 한국은 이제 미.일과 아세안의 중간에서 갈등과 이견을
조정하면서 이지역 무역투자촉진과 경제발전을 도모해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셋째는 역사적인 한중정상회담을 통해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최대현안으로 떠올라있는 북한핵문제의 해결과 두나라간
경제협력확대방안을 논의한 점이다. 비록 1시간이 채 안걸린 짧은
만남이었으나 시종 "우호적인 분위기"속에서 양국경제협력과
북한핵문제등에 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은 상징이상의
중요한 실질적 의미가 있다.

한국의 미래는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가들과의 협력증진,국력에 상응하는
역할에 있다. APEC의에 거는 우리의 기대는 그래서 더욱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