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조치 3년6개월만에 사실상 철회 증권 손해보험 단자 종금사등 13개
제2금융권 기관에 대한 증자와 공개가 내년 1.4분기중에 허용된다.

재무부는 10일 신흥증권등 4개 증권사,대한화재등 7개 손보사,중앙투금등
모두 12개 금융기관에 대해선 증자를,한국종합금융은 공개를 허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동안 증자를 꾸준히 추진해 오던 은행은
증자대상에서 제외,앞으로 증시상황을 보아가며 허용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증자와 공개에 따른 주식공급물량은 납입액 기준으로 2천5백억원으로
증권과 보험사에 각각 1천억원,단자.종금사는 5백억원으로 제한키로 했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로 증시에 지나친 압박이 가지 않도록 증자및
공개자금의 50%를 주식매입자금으로 사용토록 했다.

이에따라 증권사는 증자금액의 25%를 증안기금 출연하고 25%는
주식매입에 쓰도록 했다. 또 보험 단자 종금사는 증자및 공개자금의 50%로
투신사의 주식형 수익증권을 매입,2년간 대체결제회사에 예탁토록 했다.

증자대상 기관은 증권사중 신흥 한국투자 동아 삼성증권,손보사로는 대한
해동 고려 자동차 동양 제일화재보험과 대한재보험,단자사중에선
중앙투금으로 결정됐다. 재무부는 이들기관에 대해 연내에 물량을
확정한뒤 내년 1~3월중 증자와 공개를 실시토록 할 계획이다.

금융기관에 대한 증자와 공개가 허용된 것은 지난 90년
5.8증시안정조치이후 3년반만의 일이다.

재무부는 이번에 제2금융권 기관의 증자와 공개를 허용하면서 장기간의
증자규제로 악화된 금융기관의 영업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증자를 추진해오다 5.8조치로 증자가 보류된
기관,증권사로 전환을 하면서 증자를 허용키로 약속한 기관,경영악화등으로
증자가 불가피한 기관을 우선적으로 허용했으며 각종 검사에서 경고등을
받거나 매각이 추진중인 기관,증자물량이 지나치게 큰 기관등은
허용대상에서 제외시켰다고 설명했다.

재무부의 이번 조치는 증시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증시안정을 위해 더이상은 물량제한을
고집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한마디로
정부가 증시사정을 낙관하고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제한적이긴 하나 일단 금융기관의 증자와 공개에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고
이번에 허용된 기관들도 앞으로 추가증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5.8조치는 사실상 백지화된 것으로 볼수 있다. 더군다나
이번엔 제외됐지만 은행들도 증자를 무기한 미룰수 없는 형국이어서 앞으로
금융기관의 증자는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로인한 심리적 압박과 함께 형평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재무부의 설명에 따르면 증권사중 동부증권과 쌍용증권 현대증권은
증권감독원 감사에서 법인경고를 받은데 대한 벌칙으로,상업증권은 매각을
추진중이어서,제일증권은 증자규모가 너무 커서 제외시켰다고 밝히고 있다.
또 종금사중 한불종금은 한국종금 보다 늦게 공개를 추진했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뒤졌으며 2.4분기께 공개허용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규모의 과다에대한 뚜렷한 기준도 없고 앞으로 증자나공개등에 대한
중장기 마스터플랜도 없어 임기응변식이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함께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직후까지 5.8조치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천명하다 느닷없이 물량제한을 풀어버려 정책의 신뢰성에도 흠을 입게
됐다.

증시에선 이에따라 장기적으로 볼 때 어차피 금융기관의 증자와 공개가
불가피하다면 중장기적인 청사진을 제시해 투자자들이 대비할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황이 호전될 때마다 허용사를 발표하는
"대상기관 선정식"이 아니라 "원칙과 기준"에 따라 요건을 갖추면 허용하는
형태로 접근방식을 바꿔 예측가능성을 높이라는 요구다.

<정만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