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월드컵축구대표팀감독이 경기중인 선수를 구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커다란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김호감독은 지난달 28일 카타르에서 벌어진 94미국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도중 전반을 0-0으로 끝내고 라커룸으로 들어온
선수들에게 화를 내며 발길질을 하다 주전 수비수 홍명보(포철)를 걷어차
얼굴에 상처를 입혔다는것.

대표팀의 귀국후 이같은 사실이 축구계에 알려지면서 선수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물론 축구인들까지 김호감독의 자질론을 제기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직접 구타를 당한 홍명보는 "김호감독이 있는한 대표팀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나머지 선수들도 대부분 김감독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토로하며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있다.

최종예선에 참가했던 선수들중 대부분은 김감독의 특정선수 편애를 집중
비난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집단반발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축구인들도 "지도자도 인간인 이상 흥분하면 자기도 모르게 선수들에게
손찌검을 할수 있다지만 월드컵 본선행이 걸린 중요한 경기중에
주전선수에게 구타를 한다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라며 김감독의 지도자
자질과 대표팀 통솔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대일본전 패배등 최종예선에서 보인 부진한 경기내용으로 인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던 김호감독은 이번 사건으로 퇴진이 불가피한
것으로 축구계에서는 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준)는 선수들이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여론의 질책 또한 강도를 더해가자 4일 대표팀감독 교체를 기정사실화하고
외국인코치 영입을 결정했다.

협회는 본선 16강 진출을 위해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현대표팀이 코칭스태프간의 불화와 감독 선수들 사이에
불신이 팽배해 있음을 시인하고 있다.

그러나 김호감독은 "전임감독인만큼 남은 임기동안 감독직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표시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김감독의
임기는 내년 7월(2년)까지이다.

한편 체육계와 축구계 일각에서는 후임감독에 박종환일화감독을
선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대일본전
패배이후 형성된 박종환일화감독의 대표팀감독 추천 여론은 김호감독의
퇴진이 불가피해지자 더욱 힘을 얻으며 기세를 떨치고 있다. 많은
축구팬들은 "한국형축구를 완성시킬수 있는 지도자는 박종환뿐"이라며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속에서 축구계는 박감독이 3일 이민섭문화체육부장관을
만나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뭔가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것"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축구인들은 그러나 파벌이 심한 축구계에서 이렇다할 지지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박감독을 협회가 선뜻 선택할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외국인
코치와 박감독중 어느 카드를 뽑아 쓰야 할지가 협회의 난제라고 말하고
있다.

<김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