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의 품질은 상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의 입장에서 안팎으로 두가지 큰
의미를 갖는다. 우선 밖으로는 가격과 더불어 그 상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저가보다 저질을 나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한편 기업내부적으로는 원가와 채산성에 관계가 있다. 품질이 나쁘면
제값을 받기 힘들고 생산과정에서 불량품검사 불합격품이 많이 생기면
제조단가가 그만큼 더 비싸진다. 자연 채산이 안맞고 회사경영이 어렵게
된다.

상품의 품질은 내수용과 수출품을 막론하고 좋아야 한다. 그중에서도
수출품은 더하다. 수출품은 한국상품과 한국경제의 거울이며 수출상품의
품질개선과 고급화 고부가가치화가 바로 지금 전경련을 중심한 민간경제계
와 심지어 여.야정치권까지 관심을 갖고나선 국가경쟁력강화노력과 직결
되는 과제이다.

품질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는 때에 수출공산품의 검사불합격률이 최근
크게 감소됐다는 소식은 퍽 반가운 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공업진흥청이
집계한 불합격률은 지난9월말현재 3.0%로서 지난 83년의 7.8%, 90년의
6.1%, 그리고 작년 같은기간의 4. 1%와 비교해서 크게 낮아졌다.

물론 이 것은 일본의 1%, 대만의 1.2%와 비교해서는 아직도 엄청나게
높은 수준이다. 3배 가까운 수준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게다가 또
최근 정부가 규제완화 내지 절차간소화를 내세워 수출검사품목을 대폭
축소해온 점을 고려할때 단지 숫자의 마술에 불과한 현상일지 모른다는
지적도 있을수 있다.

그러나 어떻든 불합격률이 낮아진것만은 틀림없으며 그 자체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 하다. 만약 그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처럼 노사모두 품질향상
을 통한 제품경쟁력강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그동안 해이해졌던
근로의욕이 되살아난 결과라고 한다면 그 이상 고무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품질을 좌우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
의 의지와 정성이다. 제아무리 좋은 시설과 원료, 그리고 기술이 있어도
최선을 다하고 최고를 지향하는 결의와 정성이 모자라면 소용이 없다. 수출
검사 불합격요인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끝마무리미흡 때문이라는 지적은
바로 정성부족을 뜻한다.

품질이 곧 경쟁력이라는 등식이 모든 생산현장에서 인식되고 실천돼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