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막다른 골목에서 양국 축구의 사활을 건
한판승부를 벌인다.

25일밤 10시15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프경기장에서 벌어질
94미국월드컵축구대회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에서 맞붙게된 한국과
일본은 이경기의 승패에 따라 본선진출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두팀 모두
사력을 다한 일전을 펼칠수밖에 없게 됐다.

1승2무(승점4)로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일본과의 4차전에서 이길경우 본선진출을 거의 눈앞에 두게 되나 패하게
되면 자력에 의한 티켓 획득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된다.

1승1무1패(승점3)로 벼랑끝에 서있는 셈인 일본 역시 한국을 꺾을 경우
본선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나 지면 완전탈락하게돼 절대절명의 위치에
놓여있다.

이같은 상황때문에 두팀은 이번 4차전에 배수의 진을 치고 그라운드에
나올 수밖에 없다.

4차전에서의 맞대결을 앞둔 두팀의 분위기는 한국이 다소 침체되어 있는
반면 일본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대승(3-0)한 한국은 이후 이라크 사우디와의
경기에서 다이긴 경기를 막판 뒷심부족으로 비겨 다소 의기소침해 있는
상태이다.

이에 비해 일본은 3차전에서 북한을 3-0으로 크게 꺾으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또 이번대회에서 승부의 최대변수로 떠오른 체력에 있어서도 한국은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 일본은 북한과의 3차전이후 사흘간의 휴식을
가진 반면 한국은 사우디와의 격렬한 경기이후 이틀간밖에 못쉬었기 때문.

더욱이 한국은 주공격수 황선홍이 2회경고로 일본과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데다 김주성 노정윤 신홍기 홍명보등 주전들이 모두 탈진해 있는
상태이다.

일본은 북한과의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살아나기 시작한 아시아 MVP
미우라와 신예공격수 나카야마,게임리더 라모스등이 갈수록 위력을 떨치고
있다.

여기에다 현지에 파다하게 퍼져 있는 일본의 심판 매수설이 더해지며
한국에 심리적 부담감마저 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김호감독은 "일본도 지쳐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이번
경기는 정신력이 승부를 결정지을 것이다. 일본에게만은 질수없다는 필승
의 각오로 반드시 승리를 따내겠다"는 결전의 의지를 보였다.

한국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MF신홍기로 하여금 상대 게임리더 라모스를
철저히 묶고 김주성 노정윤의 빠른 돌파에 의한 득점기회를 노린다는
작전을 세워놓고 있다.

<>.오는 25일 한국-일본전의 심판명단이 공개됐다.

월드컵본선 진출여부를 가름할 중요한 경기이자 한일간의 자존심까지 걸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이 경기의 주심에는 독일의 아론 슈미트후버씨가
배정되고 양선심에는 클라우스 플레텐버그(독일)와 요셉 월렌버그(네덜
란드)로 결정됐다.

그동안 판정피해에 신경과민이 된 한국선수단은 우리 정부가 경부고속철도
공개입찰에 참여했던 독일과 프랑스중 프랑스를 택한 점을 상기하면서
"주심과 선심이 국제심판이기 이전에 독일국민인 만큼 한국에 좋은 감정을
갖고있겠느냐"며 염려하는 눈치.

또 네덜란드인 선심도 일본의 오프트감독과는 잘아는 사이라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고.

한 임원은 "이같은 걱정은 기우일 수도 있으나 "자라보고 놀란 사람이
솔뚜껑보고도 놀란다"는 속담도 있지않느냐"며 "어쨌든 잘된 심판배정은
아니다"고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