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분기의 주가는 평균적으로 양호하다. 4.4분기의 주가는 그해의
실적투자형태를 보이기도 하지만 다음해에 대한 전망투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대체로 강세를 보여줄 때가 많다. 주가의 움직임은
4.4분기와 1.4분기에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새해에
거는 기대가 높은 편이므로 다음해가 시작될 무렵에는 적극적이고
모든 일에 긍정적으로 대처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이런 것들을 시장지표로서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시장상황과 기업의 장래전망을 면밀히 관찰해 보는 것이 훨씬 정석적이다.
그리고 강세장이 지나치게 진행이 되어 온동네에 소문이 나고 있을때는
거의 꼭대기에 다다랐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상승장을 설명하려 들면 이미 시장은 하락하게 마련이다. 일본에서
PER(주가수익비율)가 70배를 넘어 활황의 불길이 계속 치솟자 토빈교수의
"Q레이쇼"를 끌어다 설명한 것이 그 한 예다.

주식투자는 두가지 측면에서 검토되는 것이 좋다. 첫번째는 주식의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일이다. 주식이 본래 가지고 있는 가치를
캐내는데는 수익가치를 계산하는 것이 제일 유용하다. 즉 1주당 순이익이
투자척도의 기본을 이룬다. 이것은 PER개념을 의미한다. 물론 성장성을
알기 위해서 PER에는 예상PER도 포함시켜야 한다. 주식의 수익력이
무시되면 자칫 가공된 주가가 형성되기 쉽다.

주식의 수익력이 높고 전망이 양호하기 위해서는 업종의 전망이 좋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최종적으로는 일반경기가 좋아야 한다. 경제가
성장하면 기업은 성장의 핵을 이루는 요소이기 때문에 당연히 주식의
가치가 상승한다. 그래서 경제성장력이 증권시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9월이후 대통령과 독대한 재벌총수들이 수출독려에 나서는가 하면
투자촉진을 서두르고 있다. 무역흑자실현과 설비투자증진을 꾀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금년보다는 내년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므로 주가도 나아질 전망이다.

두번째는 증권시장의 시장적 조건과 장세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증권시장에는 주가를 움직이는 테마(주제)가 있다. 이를 알아두는 것은
투자에서 필요한 일이다. 내년에는 외국인투자한도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내국인투자자의 주식소유한도가 철폐되므로 PER와 함께
PBR(주가순자산비율)가 증시의 테마로 중시될 것이다. 기업의
매수.합병현상이 일어나면서 경쟁적으로 주식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것은 장세의 흐름에 좋은 작용을 할 것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현상은 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실명제의
실시로 8월13일부터 10월12일까지의 실명전환기간동안 3,500억원의
일반자금이 주식시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큰손들의 자금동원력도
그전만 못할 것이다. 기관투자가들도 일단 매도세의 성향을 강하게 보일
것이다. 주가가 계속 상승할수록 위에 쌓여있는 매물로부터 상당한 압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

4.4분기와 그 직후의 장세는 괜찮을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는 균형감각을
유지하면서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보인다. 장세의 성질을 아는
것이 중요한 까닭이다. 증권시장은 신기루처럼 어느날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